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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미국 폭스바겐 보상액 합의문 28일 나온다…한국은?

“중고차 시세 전액환급에 5000달러 위로금까지”

2016-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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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에서 소비자와 폭스바겐의 합의안이 나올 예정이다.
합의안에는 구체적인 보상 금액이 담겨 있어 국내 폭스바겐 피해 소비자들도 보상액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시장은 보상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일어났지만 유럽, 아시아 등도 유사한 상황이다. 
 
20일 폭스바겐을 상대로 국내 민사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최근 폭스바겐이 배출가스와 연비 조작 등 시험 성적서를 조직적으로 위조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폭스바겐은 보상안 마련 등 소비자를 위한 대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해 10월24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고, 배출가스 논란이 제기된 폭스바겐 차량 12만5000대가 전부 걸려있다”면서 “애초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은 폭스바겐 합의안을 21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일주일 연기돼 한국시간으로 28일 자정 합의안이 도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구체적 보상액은 합의안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알려진 보상안은 폭스바겐 디젤논란이 발생한 지난해 8월 기준 캘리블루북의 중고차 시세를 적용한 차량 가격을 산정해 되사는 것과 5000달러 규모의 위로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최소 100억 달러(약 11조3500억원)를 피해 보상금을 소비자들에게 지급해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에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0리터 디젤 차량 소유 48만2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0달러의 현금보상을 자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올초에는 3.0리터 디젤 차량까지 보상을 확대했고, 투아렉 소유자들에게도 현금 500달러, 바우처 500달러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어떠한 보상안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번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합의안이 보상의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하 변호사는 “독일이나 영국 정부, EU집행위원회 역시 미국과 동일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폭스바겐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9월30일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폭스바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며, 소송 당사자는 총 4532명에 달한다. 하 변호사는 “미국 합의안이 나오고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폭스바겐 역시 더 이상 버터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 없이 동일한 배상액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검찰·국세청·환경부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내부적으로 보상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환경부는 폭스바겐의 부실한 리콜 계획서를 최종 불승인하고 돌려 보낸 바 있다. 환경부가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실’을 계획서에 명시할 것을 요청했으나, 폭스바겐은 이를 거부했다. 폭스바겐이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명시할 경우 향후 법정 소송은 물론 소비자 보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폭스바겐은 디젤에 이어 가솔린에서도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한 차량을 판매한 정황이 검찰에 의해 포착됐다. 이에 7세대 골프 1.4TSI 소비자들이 모여 폭스바겐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당 차량은 국내에서 지난해 3월부터 모두 1567대가 판매됐다.
 
하 변호사는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대한 집단소송과 별개로 골프 1.4TSI 가솔린 차량에 대해서도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면서 “소비자들을 속인 사기죄로 형사 고소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2014년 5월 배출가스 인증시험에서 우리나라 가솔린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폭스바겐은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 탑재해 같은 해 11월 인증을 획득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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