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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편의점 도시락 전성시대)①'혼밥족'이 키운 도시락 르네상스

1년 5000만개 "전 국민 다 먹었네"

2016-04-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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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도시락 시장이 뜨고있다. 과거 일부 도시락 프랜차이즈에서 포장 주문하던 시절과 달리 전국 곳곳 3만여개에 달하는 편의점에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입해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게 됐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이른바 '혼밥족' 역시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누구나 한번 쯤은 먹어봤을 정도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편의점 도시락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편의점 도시락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
 
그야말로 '편의점 도시락 르네상스'다.
 
알뜰하고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불황이 지속되던 2009년부터 각광받기 시작하던 편의점 도시락이 이제는 집밥같은 높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식탁을 넘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단순히 한 끼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의 도시락을 출시하게 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신뢰가 커지면서 매년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편의점 도시락이 여느 때보다 큰 인기를 누리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의 시장 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올해는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년새 2.5배나 뛰는 셈이다.
 
실제 판매량을 살펴보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BGF리테일(027410)의 CU(씨유), GS리테일(007070)의 GS25,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등 국내 편의점 업계 상위 3개사의 지난해 도시락 제품 판매량을 합치면 약 4500만~5000만개에 달한다. 전 국민이 한번쯤은 먹어봤을 법한 실적이다.
 
특히 GS25의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시락 판매량(2790만개)은 3000만개에 육박하며, 세븐일레븐의 같은기간 판매량도 1200만개에 달한다. 올해 판매량도 GS25는 1월부터 현재까지 1050만개, '백종원 도시락'을 앞세운 CU도 벌써 700만개 판매를 돌파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국내에 편의점이 등장한지 27년만에 처음으로 도시락이 전통적인 인기 상품인 소주, 바나나우유 등을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올해 1분기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약 3000개의 취급 품목(담배 제외) 중 '백종원 한판도시락'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외에도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과 '백종원 매콤돈까스' 등 도시락 상품이 매출 상위 3위와 10위를 기록했다. 매출 상위 10개 상품 중 도시락이 3개나 차지한 것이다.
 
세븐일레븐도 '혜리 11찬 도시락'이 1분기 베스트 상품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븐일레븐에서 도시락 단품 상품이 베스트 상품 10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전체 도시락의 매출신장률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편의점 업계의 최근 5년간 도시락 매출이 매년 50%를 넘나드는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도시락 매출신장률은 CU가 전년 동기 대비 205.7%, GS25는 119.6%, 세븐일레븐이 194.6%로 모두 2~3배 뛰었다.
 
편의점 도시락이 도시락 전문점에 비해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과 신속성을 들 수 있다. 또 전국 곳곳 3만여개의 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는 편의점의 '접근성'은 도시락 전문점이 따라오기 어려운 장점이다. 최근들어 더 다양해 지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 구색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 도시락과 함께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반찬류, 생수, 라면 등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편의점의 이점이다.
 
특히 최근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날로 높아지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품질의 프리미엄 도시락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졌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2000원 가격대의 도시락의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3500원 이상의 도시락의 매출비중이 50%을 넘길 정도로 그 양상이 바뀌었다. 이는 도시락이 간편하게 한 끼를 대충 때우는 개념에서 맛과 영양, 시각적 요소까지 고려한 엄연한 정식으로 인식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도시락의 품질에 대해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도시락은 편의점의 주 이용객층인 20~30대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에는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10대 청소년에서 중장년층까지 그 소비층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 도시락은 오피스가와 주택가를 중심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의 구매비중이 24.1%(CU 기준)로 가장 많고 식당들이 문을 닫는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야간시간대가 그 다음으로 높은 구매비중을 보이고 있다. 혼자 사는 싱글족들이 늘면서 저녁시간대 매출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나라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고객의 높아진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근 편의점 도시락은 집밥처럼 따뜻하고 푸짐한 콘셉트의 상품들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객이 편의점에서 도시락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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