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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농심 백산수, 한국판 '에비앙' 만든다

백두산 용천수 병에 담아…10년 내 중국 매출 1조원 목표

2015-10-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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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길림성) 옌벤(연변)조선족자치주 안투현(안도현) 얼다오바이허(이도백하)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이 곳에 창립 50주년을 맞은 농심(004370)의 향후 100년 먹거리가 솟아오르고 있다.
 
농심은 이곳 백두산에서 솟아오르는 '물'을 담은 백산수를 에비앙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지린성, 랴오닝성(요녕성), 헤이룽장성(흑룡강성) 등 동북 3성과 상하이(상해), 칭다오(청도)에서만 국내 삼다수 연매출(2630억원)과 맞먹는 27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농심의 이 같은 자신감의 원천은 백산수의 수원지인 백두산 '내두천'에서 비롯된다.
 
지난 19일 기자가 방문한 내두천은 백두산의 화산암반수가 뿜어져 나오는 용천(湧泉)으로 천지물이 자연적으로 샘솟는 곳이다. 화산암반층을 통과해 솟아오르기 때문에 녹아있는 산소량이 많아 사시사철 6.5∼7℃를 유지해 영하 20~30도를 넘나드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농심은 해발 670m 백두산 원시림에 위치한 내두천에 파이프를 꽃았다. 백두산 물을 활용한 중국 생수기업들의 수원지가 내두천을 중심으로 반경 2~3km 내에 몰려있지만 땅속 깊이 파이프를 매설해 물을 뽑아내는 경쟁사들과 달리 백산수는 자연적으로 솟구쳐오르는 내두천 물을 그대로 병 속에 담는다.
 
농심은 중국 정부로부터 내두천에서 30년동안 연간 230만톤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채광권을 부여받았다. 국내 모든 생수업체들의 연간 생산량(약 200만톤 추정)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최근 준공한 백산수 신공장은 내두천에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끌어온 용천수를 그대로 병에 담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공기의 접촉을 막아 백두산 땅 속에서 솟아오르는 물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시킨다.
 
수원지와 3.7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백산수 신공장은 30만1560㎡(약 9만1200평) 부지에 8만4000㎡(약 2만5400평) 규모로 건설됐다.
 
총 5개 생산라인을 둘 수 있는 공간에 현재는 0.5리터와 2리터 제품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2개 라인이 가동 중이다. 이 2개 라인에서는 1분당 약 1650병, 연간 100만톤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다.
 
비어있는 3개 생산라인은 향후 백산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두고 확보해둔 공간이다.
 
안명식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 대표는 "일본 등 해외에서 주문요청이 밀려와 현재 비어있는 생산라인에도 조만간 추가 설비를 들여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생산된 백산수는 공장 내부까지 연결된 철도를 통해 다롄(대련)항으로 이동한 후 해상운송을 통해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옮겨진다. 생산 후 4~5일이면 국내 유통이 가능하다.
 
농심은 중국 정부로부터 철도운영권을 확보해 물류비용을 아끼는 데 성공했다. 농심에 따르면 외국기업이 전용 철도노선을 획득한 곳은 백산수 공장이 처음이다. 농심은 이 철도노선을 활용해 신공장 생산량의 약 70%를 중국시장 전역에 백산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 백산수 신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백산수 제품. 백두산 천지에서 내려와 솟아오르는 수원지 '내두천'에서 끌어온 물을 담는 이 공장에서는 1분에 0.5리터 900병, 2리터 750병 등 총 1650병이 생산된다. (사진제공=농심)
 
옌볜(중국)=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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