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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초점)2월 美고용지표, 날씨 영향권?..관전포인트는

고용지표 부진해도 연준 테이퍼링 이어갈듯

2014-03-0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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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오는 7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지난달 고용지표는 전달보다는 소폭 개선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한파의 영향에서 자유롭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달에는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만큼 날씨의 영향이 얼마나 될지에 글로벌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고용지표 전달보다 개선 전망..낙관은 일러
 
시장에서는 지난달 14만9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6.6%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월 7만5000명, 올 1월에는 11만3000명이었던 고용 증가폭 보다는 개선된 수치로 직전 3개월 평균인 15만40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으로 2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취약한 숫자로 직전 12개월 평균인 18만70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추이(단위:천명) (자료=인베스팅닷컴)
 
지난달에도 미 동부 대부분 지역에 눈폭풍이 몰아 닥친 만큼 날씨 영향으로 실제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월 미국의 고용자수 증가폭이 컨센서스보다 낮은 13만명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 다음달에도 고용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예상치로 이보다도 낮은 11만5000명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업률 발표 전 공개된 다른 고용지표들은 혼조세를 보이면서 비관적 전망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민간 고용시장 조사업체 ADP에서 발표한 2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는 전달보다 증가했으나 예상치는 밑돌았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비제조업 고용지수는 47.5로 급락해 4년여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제조업 고용지수는 전달과 같은 52.3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2만3000건으로 줄며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4주 이동평균건수도 전주보다 감소하며 고용시장의 추세 개선을 알렸다.
 
뉴욕타임즈(NYT)는 "날씨와 민간 고용지표의 복잡한 신호 탓에 2월 고용지표는 그 어느때보다 예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날씨 영향 얼마나 될까
 
이번 고용지표에서도 역시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날씨가 될 전망이다.
 
다수의 월가 전문가들이 최근의 경제지표 부진의 원인을 비정상적 한파와 눈폭풍에서 찾는 가운데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최근 "추운 날씨가 소매업과 제조업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인부가 눈을 치우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실업률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신규고용자수가 줄고 있는 점도 미국 경제가 추세적인 상승 국면에 있지만 날씨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당 근무시간 평균이 날씨의 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요소라며 "현재 주당 34.4시간인 근무시간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낮아진다면 날씨의 영향이 꽤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설령 2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와도 한파가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날씨 때문에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만큼 고용지표는 연준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오는 19일 열리는 FOMC에서도 자산매입규모를 추가적으로 100억달러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날씨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업종인 건설업에서 지난 1월 4만8000명의 고용이 증가하면서 모든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지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스티브 블리츠 ITG투자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지표의 부진을 100% 날씨 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실업률, 금리인상 기준치 도달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날씨 이외에도 ▲경제활동 참가율 ▲서비스업 고용 ▲실업률 등의 변화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말 미국의 장기실업수당 지급이 끝나면서 구직활동 포기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지난 1월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의료부문의 고용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의료부문의 고용이 지난달까지 석달연속 감소한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일명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의료보험법 개혁이 고용시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 또한 중요한 변수다. 2월 미국의 실업률은 6.6%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6.5%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 6.5%는 연준이 금리인상의 기준으로 제시한 수치다.
 
다만 연준이 실업률이 6.5%에 도달해도 당분간은 제로(0)금리를 이어가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만큼 금리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6.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연준은 (금리인상을 위한) 선제지침(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을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연준 인사를 중심으로 선제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6.5%의 선제지침은 이제 구식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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