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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다시 돌아보는 김동아로의 '청년 후보' 교체 순간(뉴스북)

2024-03-13 16:44

조회수 :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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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 아침 8시 40분쯤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이 열려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래서 안을 들여다봤더니 가장 상석에 안규백 민주당 의원, 전략공관위원장이 앉아있었습니다. 맞은편에는 4개 자리 정도 위에 작은 페트 물병들이 놓여있었고, 페트병 위에는 종이컵이 엎어진채로 올려져있었습니다.
 
그러니깐 소수 인원을 위해 자리를 세팅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직자에게 물어보니 전략공관위가 열리는 게 맞았고 비공개라고 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결국 끝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 생각으로는 오전 11시 공관위, 전략공관위가 공천에 대해서 자평 브리핑을 하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해 전략공관위 내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미리 조율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오전 9시 10분이 넘어서 민주당 여성의날 행사와 최고위원회의가 열렸고, 10시 18분쯤에는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이 최고위 백브리핑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강선우 대변인이 꺼낸 이야기는 전날인 3월7일 오후 4시25분쯤 안규백이 발표한 서울 서대문갑의 '3인 경선' 청년 후보자들을 최고위에서 의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안규백이 발표할 때는 청년 3인에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포함돼있었는데, 하루 사이 강선우가 이야기할 때는 빠지고 '대장동 변호사' 김동아 변호사가 들어가있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자들 사이에선 웅성웅성하고 성치훈인데요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강선우는 당대표실에서 들어가서 당직자들과 1분 정도 이야기하며 확인하더니 나와서 성치훈이 떨어지고 김동아가 올라왔음을 알렸습니다. 전략공관위에서 김동아로 했고, 최고위는 그것을 의결한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나중에 탈락 당사자인 성치훈이 페북에 올린 바에 따르면, 안규백의 발표 이후 오후 5시30분에 최종 참석을 위한 서류 준비를 통보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8일 오전 9시3분 안규백으로부터 자신의 탈락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깐 회의에 소요된 시간은 20분 정도였고 안규백은 회의 후 빠르게 성치훈에게 이야기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오전 11시 공관위, 전략공관위가 공천을 자평하려던 자리는 온통 성치훈과 김동아로 뒤덮였습니다. 성치훈이 소위 '2차 가해' 논란으로 탈락한 점에 대해서는 "그 이슈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고, 그게 알려진 사실이니깐 본인이 공개적으로 소명까지 했는데 왜 경선 대상에 넣었다가 뺐느냐"는 질의에 안규백 위원장이 시원한 대답은 못했습니다. 여성단체 등 국민 비판이 거세서 그런 것이라고 했는데. 그럼 발표 후에 비판이 더 강해진 건지 등을 설명을 못한 겁니다. 여성단체가 지적한 게 성치훈만이 아닌데 왜 성치훈만 탈락했느냐는 질의는 "설명할 게 없다"고 아예 피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대장동 변호사'를 자처하는 김동아를 올린 점에 대해서는 "차점자라서 그렇다", "(모종의 압력이 작용했다면) 처음부터 3인 경선에 넣어버리지 왜 처음에는 넣지 않았다가 이번에 다시 넣었겠느냐"는 식의 말만 반복했습니다.
 
 
다시한번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3월 7일 오후 4시25분경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 성치훈 등 '3인 경선' 대상자 발표
3월 7일 오후 5시30분 성치훈, 3인 경선 참석 통보받음
3월 8일 오전 8시40분에서 오전 9시 사이쯤 전략공관위 긴급회의. 성치훈 빼고 김동아 포함
3월 8일 오전 9시3분 안규백, 성치훈에게 "후보 교체됐다"고 이야기
3월 8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 전략공관위 안 의결
3월 8일 오전 10시18분경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 최고위 의결 사항 백브리핑
 
 
결국 김동아는 3인 경선에서 이겼습니다. 서울 서대문갑은 현직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최고의 기득권인 자신의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공석이 된 거고, 그래서 청년에게 기회를 주자는 측면에서 청년특구가 된 바 있습니다. 이슈는 잠잠해진 거 같지만, 그 소중한 기회가 출렁이는 과정이 씁쓸하다고 느낍니다. 성치훈 후보의 논란이 그렇게 중요하면 3인 경선에 안 보냈으면 될 일인데, 그거 감안하고도 보내도 된다고 해놓고 하루도 안되서 빼버리면 어느 누가 납득을 할까요.
 
이번 이슈는 이렇게 잠잠해지지만 재발 방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없다면 비슷하게 또 반복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민주당 서대문갑 청년 후보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서대문갑 청년전략지구 공개 오디션'에서 공정경쟁 실천 서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수미, 성치훈, 김동아, 김규현, 권지웅 청년 후보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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