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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민주, 이재명 체제 공고화…압승, 독이 될 수도

'정권심판론' 작용 평가 속 내년 총선 '이재명호' 기대감

2023-10-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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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 지도부와 함께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진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는 더 공고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특히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를 주축으로 하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 이 대표는 물론 당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랜만의 승리에 고무…대여공세 고삐
 
민주당은 보궐선거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교훈 후보는 56.52%의 득표율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39.37%)와 17.15%포인트 격차를 벌리며 당선됐습니다. 2020년 총선 승리를 마지막으로 이듬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지난해 대선·지방선거까지 참패하다 오랜만에 거둔 승리죠. 윤 대통령 취임 후 열린 6·1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내준 강서구를 1년 만에 탈환하게 됐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유의미한 대목입니다.
 
민주당은 이번 압승에 ‘정권심판론’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거기간 윤석열정부의 김태우 후보 특별사면·복권, 국민의힘 공천 과정 등을 문제 삼으며 심판론을 부채질했죠. 이 대표는 전날 밤 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선거 직후부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제 윤 대통령이 답해야 할 차례다. 민심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은 오만과 독선,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한 국정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이 대표 체제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이 대표 체제 아래 치른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내년 총선도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이 대표 체제로 끌고 가도 승산이 있겠다는 당 안팎 기대감이 커진 겁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 결과가 좋으면서 이 대표 체제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는 생겼다”고 봤습니다.
 
사법리스크·당 내홍 ‘발목’…여권 ‘쇄신’도 관건
 
다만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이 대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백현동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시각이 만만찮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103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53.1%는 “구속영장 기각에도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른바 ‘가결파’로 불리는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를 비롯한 당 내홍 상황도 숙제입니다. 이 대표 지도부가 내년 총선 비명계 공천 배제 등 ‘불이익 주기’를 단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같은 날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4.3%는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포용하며 당내 통합과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권의 쇄신 향방도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선거 직후 국민의힘에서는 지도부 책임론과 국정운영 기조 전환 등 다양한 쇄신론이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이날 대표는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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