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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시간제' 선택권 보장 와 닿지 않아…전문가 "노동 줄이고 생산성 향상 고민해야"

윤 대통령 보완지시에 이정식 장관 부랴부랴 의견수렴 행보

2023-03-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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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유진·조용훈·김지영 기자]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보완 지시로 고용노동부 장관이 뒤늦은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습니다.
 
산업사회의 장시간 근무가 생산성으로 이어지던 시절과 달리 근로시간 연장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동시간 자체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유연근로시간만 늘리는 것은 제도 개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견해입니다.
 
16일 <뉴스토마토>가 노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주69시간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일을 몰아서 하고 휴식을 몰아서 취하라는 말은 안정적인 가정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저출생 현상을 악화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맡겨놓고 출근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집에 돌아올 수 있어야 하는데 주69시간제를 도입하면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업사회에서는 장시간 근무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서양 등 선진국에서도 근로시간을 줄이는 이유는 생산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고민을 해야 하고 정부는 그런 부분을 지원해야 한다. 유연근로시간만 늘리는 것은 제도 개편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6일 <뉴스토마토>가 노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주69시간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사진은 민주노총 청년회원들이 이정식 고용부 장관 뒤에서 피켓시위를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제도 개편안을 내놓기 전 사회적으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있어야 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업 현장에서 어떤게 바뀌는지, 노·사에 각각 어떤 이익이 발생하는지 등을 설득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했다"며 "현재는 분기, 반기, 1년 단위로 노동을 집약하면 한 주에 몇 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만 나와 혼란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세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근로시간이 긴 편이다. 69시간으로 늘어난다는 점에 심리적 저항이 있는 것 같다"며 "노동시간 자체를 줄이고 지금보다 더 유연한 근무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날 한국노총도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 주 69시간제는 기절 시간표이자 비혼 장려 정책"이라며 연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에 이어 이날 '2030 자문단'을 만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청년 세대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현재 입법예고 기간인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자리한 2030자문단원은 "일을 하면 돈을 받는다는 원칙이 바로 서는 게 먼저"라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다른 단원은 "휴가를 쓸 때 가장 눈치가 보이는 점은 나 대신 업무를 처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연차휴가 활성화를 위해 대국민 휴가 사용 캠페인 홍보뿐만 아니라 대체인력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참석자는 "근로자의 의지가 아니라 회사에 의해 연장근로를 하게 될 것"이라며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말이 와 닿지 않는다. '시간 주권'을 이야기하려면 근로자대표 제도를 실효성 있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6일 한 2030자문단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열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청년세대 의견수렴 자리를 통해 “주 64시간, 69시간 근무가 상시적인 경우는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조용훈·김지영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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