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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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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김대기, 이상민 경질 요구에 "후진적"…일선 경찰에 책임 전가(종합)

국회 운영위 국감서 "현장 책임자가 판단해줘야…이상민·한덕수 어떻게 그 상황 알았겠나"

2022-11-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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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내각에 대한 야당의 경질 요구에 엄호로 일관했다. 참사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이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신속한 조치가 있었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치안을 책임졌던 일선 경찰의 미흡한 대응으로 책임 선을 차단했다.
 
김 실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지금은 사의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람을 바꾸고 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하겠느냐"며 "국회 인사청문회 열고 뭐하면 두 달 흘러가고 행정 공백이 생긴다. 지금은 사의를 논의할 때가 아니고, 사고 원인부터 조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이영덕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던 사례를 들며 이상민 장관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윤희근 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잇단 주장에도 "성수대교 때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어 장관을 즉시 바꿀 수 있었지만 지금 장관과 경찰청장을 바꾼다면 행정 공백이 생긴다"며 부정적 입장을 거듭 취했다. 김 실장은 특히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꾸라고 하는 것은 후진적"이라며 내각에 대한 문책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때와 비교, 당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고 수습 후 8개월이 지난 뒤에 사퇴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수습을 먼저 한 뒤 책임을 물어도 묻겠다는 의미였다. 또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예로 들며 당시 화재의 책임을 물어 사퇴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태원 참사 관련해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 중 사의를 표명한 사람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에게 문책 인사를 건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과 요구에도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공식 사과했다"며 "정부는 (이태원 참사의)책임 있는 수습과 함께 진상규명을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고, 이를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책임도 엄정히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대기(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실장은 "1차적인 판단은 용산경찰서에서 해줘야 했다"며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경찰의 미흡했던 대응을 지목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어이가 없고 이해가 안 된다"며 "밀집 인구를 분산하는 현장의 신속한 조치가 있었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현장 책임자가 판단해 줘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상민 장관이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떻게 그 상황을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이상민 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태원 참사의 1차적 책임이 경찰에 있음을 분명히 하며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췄다. 특히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집중 겨냥했다. 장동혁 의원은 "책임은 용산서장에게 있다. 137명의 경찰 병력만 제대로 지휘하고 재배치했더라도 이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봉민 의원도 "경찰의 112 신고센터가 제대로 작동했어도 이렇게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에게 정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책임 범위를 축소시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책임소재를 경찰로 국한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거냐"며 경찰을 크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책임이)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도 했다. 책임론이 이상민 장관 등 내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한 사실상의 반대였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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