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형일

[IB토마토]카드론 최저금리 택한 하나카드…수익성 괜찮을까

올해 만기 여전채 비중 27.8%…금리 상승에 발행 조건은 '악화'

2022-02-09 08:55

조회수 : 4,18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이 기사는 2022년 02월 7일 16: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카드가 조달비용 폭탄을 맞게 된 가운데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하나카드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하나카드가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난 반면 수익성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에게 내주는 카드론 금리는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금리 인상기에 조달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 같은 대출 상품의 금리를 높이지만 하나카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여전채 규모가 큰 가운데서도 타사보다 금리를 낮게 받으며 수익성보다는 고객 유치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발행한 여전채 평균 금리는 지난달 21일 기준 2.01%로 신한카드(1.93%), 삼성카드(029780)(2.08%), KB국민카드(2.05%), 현대카드(1.84%), 롯데카드(1.94%), 우리카드(1.9%)와 견줘볼 때 다소 높은 수준을 시현했다. 즉 하나카드는 비용 부담이 비교적 큰 편으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영업을 통해 남길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뜻이다.
 
문제는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 여전채 만기 비중이 크지만, 불리한 조건으로 여전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하나카드의 전체 여전채 규모는 4조3500억원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비중은 27.8%(1조2100억원), 평균 금리는 2.24%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 기준 평균 금리가 지난해 말 연 2.372%에서 지난달 26일 연 2.71%로 올라선 것을 고려하면 발행 조건이 악화된 것이다. 하나카드의 신용등급은 AA로 현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보다 높은 금리로 여전채를 발행해야 해서 조달 부담이 커진다.
 
반면 여타 카드사의 채권(올해 만기 여전채) 비중과 평균 금리는 각각 신한카드 23.3%(3조8550억원)·1.89%, 삼성카드 23.8%(2조8880억원)·2.24%, 국민카드 22.3%(3조3100억원)·2.07%, 현대카드 28.4%(2조9600억원)·1.61%, 롯데카드 26.5%(1조9450억원)·1.86%, 우리카드 22.8%(1조7600억원)·2.3%로 도출됐다. 현재 여전채 시장 금리와 괴리가 크지만, 전체 여전채 발행 금리를 살펴보면 금리 상승 타격이 비교적 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하나카드는 카드론 금리를 낮게 책정했다. 지난해 말 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1%로 우리카드 14.94%, 삼성카드 14.59%, 현대카드 14.21%, 롯데카드 13.83%, 신한카드 13.74%, 국민카드 13.65% 수준을 밑돌았다. 카드론은 가맹점수수료, 할부카드수수료와 함께 카드업계의 주 수입원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하면 하나카드는 벌어들이는 수익은 적고 나가는 비용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나카드는 카드론 수익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하나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2600억원으로 전체 수익 9858억원 가운데 26.4%를 점유했다. 롯데카드 29.5%(3752억원), 우리카드 27.1%(3009억원) 보다 낮았지만, 삼성카드 22%(5914억원), 국민카드 22.4%(5546억원), 신한카드 23.9%(7369억원), 현대카드 24.1%(4549억원)를 상회했던 셈이다.
 
아울러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지난해 3분기 말 17.7%로 업계 평균 16.87%를 0.83%p 웃도는 데 그쳤다. 여타 카드사의 평균 금리는 국민카드(18.01%), 우리카드(18.73%), 롯데카드(17.79%), 신한카드(17.33%), 삼성카드(12.22%), 현대카드(16.28%)로 산출됐다. 그러나 동기간 하나카드의 현금서비스 수익 비중은 4.8%(473억원)로 업계 평균 5.3%를 0.5%p 하회했다.
 
그동안 하나카드 입장에서 비빌 언덕은 비용 절감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3분기 하나카드의 누적 영업이익률은 4%로 전년 동기 2.46% 대비 1.54%p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708억원, 1804억원으로 199.7% 제고됐다고 분석했다. 또 카드비용 절감, 조달비용률 하락, 대손비용 경감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신용평가 업계는 카드업계의 경우 카드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결제부문의 채산성이 저하되는 등 수익성 하방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카드업계가 이에 대응해 카드론·비카드자산 취급 등 사업영역 확대, 카드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이 올해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탰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만기 도래 여전채 규모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적절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평균금리에 상응하는 자금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카드론 금리는 우량고객 증대 영업에 따라 적용금리가 인하된 결과”라며 “업무·조달·신용원가 등 기본원가의 감소도 일부 반영돼 타사 대비 낮게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했다.
 
ABS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을 뜻하며 대상자산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목적을 지닌다. 하지만 여타 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 김형일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