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마감통화와 군 통신선의 정기통화가 불발됐다. 남북 통신연락선이 지난달 27일 재개된 지 2주 만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이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미훈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오후 5시 마감통화와 군 통신선의 오후 4시 정기통화가 동시에 불발됐다. 통화 불발 이외의 추가적인 특이 동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화 불발 이후 통일부와 국방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 오전 통화까지는 정상 가동됐다.
통신선 불통은 이날 오전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며 이번 담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임을 내비쳤다.
청와대에서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8월 1일 담화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측의 기존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며 "담화의 의도나 북한의 앞으로의 대응 등에 대해서 현시점에서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달 27일 연락사무소 채널과 군 통신선을 전격 복원한 뒤 하루에 두 차례씩 개시·마감통화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 일각에선 북한 측이 이번 훈련이 끝날 때까지 남북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마감통화와 군 통신선의 정기통화가 10일 오후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