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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케이뱅크, 파킹통장 한도 1억→3억 확대

고비용 예수라도 수신액 확보 우선 방침

2021-07-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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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케이뱅크가 주력 수신상품인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3억원까지 늘려 고객 유입에 나선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중인 가운데, 코인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수신액이 줄어들자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한 방책이다. 
 
6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플러스박스의 최대 한도액을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플러스박스는 하루만 맡겨도 연 0.50% 이자를 지급하는 일종의 '파킹통장'으로 구분되는 상품이다. 파킹통장은 수시입출금(0.10%) 통장보다 금리가 높아 단기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선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지급금리가 높아 운용에 부담이다. 보통은 5000만원 이하의 한도만을 제공하는 형태로 제한적으로 판매한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연 0.50%)를 판매하고 있지만, 한도는 1000만원으로 케이뱅크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하다.
 
케이뱅크가 파격적인 파킹통장 정책을 내놓은 건 저금리 시대에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650조원에 달하는 등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유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지난 4월에는 용돈 계좌, 비상금 계좌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최대 10개까지 쪼갤 수 있도록 해 활용도를 높였다. 원하는 날에 입출금 통장에서 플러스박스로 자동이체를 도와주는 기능도 추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플러스박스는 고객의 인기가 높아 은행 내부에서도 수신액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를 올린 것 처럼 대고객 혜택 확대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6월 업비트와 제휴 이후 수신 잔액이 급증한 만큼 파킹통장 한도 증액은 이런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업비트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케이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해 연동해야 한다. 암호화폐 시장 흥행에 따라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과 고객 수는 영향을 받는 구조다.
 
지난해 10월부터 암호화폐 시장은 '불장'이라 평가받으며 자금 유입이 컸다. 암호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4월말 8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재는 4000만원까지 가격이 폭락했고, 현재 시장은 횡보세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지난달 말 11조2900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6700억원 감소했다. 올 들어 첫 감소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유입된 자금과 고객을 자기 은행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고민이 깊다. 9월 이후 업비트 등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지만, 높은 의존성을 계속해 유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에서 주문한 중금리대출 확대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서도 일정 규모 이상의 예금 잔액을 보유는 필수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3일부터는 코드K 정기예금의 1년물 금리를 0.3%p 높인 연 1.50%로 특판하고 있다. 9일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모바일 게임 회사인 컴투스가 신규 주주로 참여해 게임과 금융 간의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케이뱅크가 암호화폐 시장 횡보로 수신 잔액이 줄어들자 주력 수신상품인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3억원까지 늘리는 카드를 꺼냈다. 사진은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케이뱅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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