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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점심시간 셧다운 시범운영…소비자 불편 어쩌나

용주동 지점 등 12곳 대상…대구은행 이어 지방은행서만 두번째

2021-07-0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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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부산은행이 '점심시간 동시사용(셧다운)'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교대근무 방식으로는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없다는 행원들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낮 1시간 동안 은행 이용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큰 불편이 우려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오는 8월2일부터 12월31일까지 직원들의 점심시간 동시사용을 위해 낮 12시~13시 1시간 동안 일부 점포의 문을 닫는다. 대상 점포는 영주동, 정관모전, 남천삼익, 사직쌍용, 신개금, 신덕포, 광일로, 동의과학대, 부산외국어대, 신라대, 동명대, 용당 등 12곳이다. 신라대와 동의과학대는 11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점심시간을 운영한다.
 
부산은행의 셧다운제 도입은 올 초 대구은행이 소형 점포 7곳에서 해당 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이어 두 번째 시도다. 영업점의 일 평균 고객 수와 점심시간대 평균 고객 수 등을 감안해 자체 노사합의로 진행됐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출장소와 같이 규모가 작은 영업점을 중심으로 시범 도입 하는 것"이라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직원 복지 개선을 함께 모색하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들은 지점 내 직원들 간 식사 교대를 통해 점심시간에도 업무를 하고 있다. 은행권 노조 측은 업무가 몰려 바쁜 날이나 휴가·연수자 등이 생기는 경우에는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크다고 호소한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차원에서도 관련 논의를 본격화한 상태다. 금융노조는 2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관련 안건을 다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측과의 교섭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금융노조는 근로기준법 54조에 명시된 법정 휴게시간(8시간 근로 시 1시간 이상 휴게시간 제공)을 도입의 근거로 삼는다. 앞서 2018년에는 점심시간에 직원의 PC를 끄거나 스크린세이버(화면보호기)로 근로자 편익을 개선한 바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성이 잡힌 것은 아니다"면서 "지방은행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은 소규모 영업점 대상이라 노사가 공감대가 형성됐겠지만, 전면 도입을 바라는 저희 입장에선 이는 참고 정도는 할 수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점심시간 셧다운제 도입이 고객 편의를 지나치게 배제한 주장이란 의견도 나온다. 인근 지점끼리 셧다운 시간을 겹치지 않게 하는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국 9시부터 16시까지 7시간 동안 운영했던 영업시간이 제도 도입에 따라 6시간으로 단축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점심시간만 이용할 수 있는 고객 접근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은행들은 코로나19와 비대면화를 이유로 영업점을 대거 축소하면서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반기에도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만 130곳 이상의 영업점을 폐쇄를 예고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제도 확산은 어려울 것이는 관측도 있다.
 
부산은행이 직원 점심시간 보장을 위한 '점심시간 동시시간' 제도를 시범 운영하는 가운데 지난 2018년 문을 연 한 미래형 영업점을 모습. 사진/부산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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