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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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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교사 브이로그' 누굴 위한 것인가

2021-05-26 06:00

조회수 :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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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공개하는 '교사 브이로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얼마 전 청와대 국민청원에 '교사의 학교 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주세요'란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시발점이다.
 
청원인은 유튜브에 '교사 브이로그'라고 치기만 해도 수많은 교사가 수업 시간에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아이들의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거나 모자이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아이의 실명을 부르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 온갖 악플이 난립하는 위험한 곳인데 아이들이 노출되는 것은 너무 위험하고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아이의 신상을 알까 봐 조마조마 하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아이와 부모의 동의를 얻는다고 하지만 선생님은 교실 속의 권력자고 생활기록부에 악영향이 갈까 봐 침묵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이의 의사를 100% 반영할 수 있겠느냐란 의문도 제기했다. 또 자막으로 비속어나 욕설을 거리낌 없이 달기도 한다며 교육자로서의 품의는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교사 브이로그 문제를 접하고 상당히 놀랐다. 상식적인 수준의 인식만 있다면 하지 않을 일을 자행하는 교사들이 다수란 점에서다.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악용한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악플로 인한 피해와 그에 따른 고통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모든 사회구성원은 이런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중에서도 교사의 의무와 책임은 누구보다 크다.
 
교사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브이로그를 통해 다른 친구의 모습을 온라인에 공개하려는 경우가 있다면 오히려 주의를 당부하고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범죄 가능성과 악플 피해 등을 차치하더라도 타인의 이름이나 얼굴, 생활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할 권리와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교사 브이로그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교총은 입장문을 통해 학교 브이로그는 학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창구로 언택트 상황에서 사제 교감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교직 생활에 대해 동료, 예비교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수업과 업무 수행 등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전문성을 키우는 순기능도 있다고 강조했다.
 
어불성설이다. 브이로그가 유일하거나 주요 소통 창구가 돼야 할 이유는 없다. 학생과 교사의 소통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돼야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교직 생활에 대한 정보 공유와 업무 수행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교사나 예비교사들만 모인 곳에서 공유하거나 당사자만 봐도 충분하다.
 
교사 브이로그 공개는 아이들에게 좋을 게 없다. 브이로그를 하는 교사의 심리적 만족과 편리함만 있을 뿐이다. 만약 긍정적인 면이 있더라도 아이들의 신상 유출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지 않는 게 교사의 책무다.
 
브이로그 논란이 교사의 유튜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동의하기 어렵다. 비판의 대상은 자기주도적 학습 지원 등 공익적·교육적 목적은 찾을 수 없는 상태로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 시키는 행위다. 비대면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또는 온라인의 장점을 살려 더 나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콘텐츠와 그것을 만들어낸 교사들의 노력이 아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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