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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단일후보 양보 경쟁…협상 재개될 듯(종합)

기자회견·입장문 발표…후보 단일화 비판 여론 일자 책임 회피 모양새

2021-03-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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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각자 상대 후보 단일화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나섰다. 후보 단일화 합의 약속시일을 넘긴 데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각자 양보했음을 강조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양 후보의 '양보 경쟁' 속, 단일후보 협상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등록 전에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이자리에 서 있을 제 모습 상상하며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안 후보의 '통 큰 양보'로,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오 후보가 안 후보의 '모두 수용하겠다'는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기자회견을 열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가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의 말을 들으니 그렇지 않더라"며 "(안 대표는) 말만 '다 수용'이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의 '반박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안 후보와의 만남에서부터 비롯됐다. 오 후보에 따르면 두 후보는 이날 오전 9시30분경 만나 단일 후보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두 여론조사 기관에 경쟁력과 접합도를 각각 조사하도록 하고, 유선 전화조사 10%를 반영하는 방식을 안 후보에게 제안했다.
 
이 만남 직후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오 후보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을 국민의힘 협상단 측에 통보했다. 이후 1시간여 만에 안 후보는 돌연 '모두 수용하겠다'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안 대표 기자회견 직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이 총장은 "국민의힘이 저희에게 제시했던 안은 가상대결에서 경쟁력 조사를 하고 유선전화 10%를 포함시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당초 안 후보에게 두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조사하자고 했지만, 안 후보 측은 적합도를 뺀 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측은 안 후보에게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당 내부 상황을 정리한 뒤,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오 후보의 반발에 따라 당초 이날 오후 3시30분경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재차 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 즈음 오 후보는 돌연 "안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며 "제가 양보하고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이 결정은 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저는 서울시장을 탙환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 명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같은 시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하는대로 모두 다 수용하겠다"며 "(오 후보는) 이제 만족하시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안 후보의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 총장은 기자들이 '오 후보가 방금 입장문을 통해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입장문을 냈다'고 하자 "저도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들은 것"이라며 "안 대표와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 수용 기자회견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야권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공동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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