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대한법률구조공단(구조공단) 안에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이 발생했지만 징계를 받지 않고 넘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률구조공단은 사회적 약자들을 법률적으로 지원하도록 설립된 곳이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법률구조공단 노동조합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지역 지부장이 공단의 말단 직원에게 막말과 폭언 등 갑질을 행사했지만 공단은 피해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본사. 사진/뉴시스
노조 측에 따르면 대전지부장(현 구조부장)은 지난 2월 주말 구조공단의 말단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법률구조 신건 접수에 대한 부당지시 위반에 대해 폭언과 막말을 반복했다.
노조에서 이날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해당 지부장은 "나하고 한번 해보자는 거네. 징계고 뭐고 각오하고 하려면 이렇게들 하라" "내가 그렇게 우습냐" 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틀 뒤에도 민원인을 상대로 상담 중인 직원들에게 "모두 지시 거부하는 것이냐. 총장님에게 보고해 전부 징계처분하겠다", "직원들이 죽든지 내가 죽든지 한 번 해보자"고 윽박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 측에서는 구조공단에 징계 요청 공문을 발생하고 피해자들을 대리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이에 노조는 피해자들을 대리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구조공단 측에서는 지난 4월 구조공단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괴롭힘이 아니다"라고 판정했다.
구조공단 노조는 이와 관련해 "심의위원 중 외부위원 대부분이 공단 본부가 있는 김천 지역 공공기관의 인사 담당 간부였고 사용자 측 인사였다"며 "말단 노동자나 노조 측이 추천한 위원 없이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또 "가해자는 도리어 피해 직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했는데 심의위원회는 가해자의 일방적인 진술만 듣고 심의를 진행했다"며 "가해자의 감정에 호소한 방어 논리가 심의위원들의 결정을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구조공단 측은 이날 노조 측의 기자회견 직후 해명자료를 내고 "심의 결과 외부위원 전원은 대전지부장의 언행이 부적절한 행위임을 지적했다"면서도 "노조의 파업 대응 과정 중 지부장과 직원들의 갈등상황에서 발생한 일회성에 그친 등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단은 대전지부장의 언사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 하더라도 행위의 적절성 및 품위유지 의무 등과 관련해 임직원 행동강령을 포함한 공단의 지침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을 감사실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