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BOE는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TV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이미 LCD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준 만큼 한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지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빠른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시장조사기관 시그메인텔에 따르면 BOE는 3분기 1460만대의 TV 패널을 출하해, 세계에서 가장 큰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공급업체가 됐다. 특히 중국에서 열린 더블11 쇼핑 페스티벌과 4분기 성수기 수요에 대비한 TV업체들의 재고 축적은 출하량과 면적 증가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시그메인텔은 설명했다.
BOE는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 LCD 시장 세계 1위 자리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빼앗았다.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 육성산업으로 지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BOE를 비롯해 CSOT와 AUO 등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LCD 물량을 싼 값에 쏟아냈다. BOE는 푸저우의 8.5세대 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3월부터 가동했던 허페이 10.5세대 공장에서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3분기에는 65인치(형) 패널을 200% 늘리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했다.
3분기 LG디스플레이는 전분기보다 5% 오른 출하량으로 2위(1228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에어 또 다시 선두 자리를 중국 BOE에 내줬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글로벌 TV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1위에 오른 곳도 있지만 매출의 90% 이상이 나오는 LCD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 중국발 LCD 물량공세로 인한 판가 하락으로 3분기 누적 1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LCD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LCD 비중이 적어 중국발 타격이 덜했다.
대만의 이노룩스는 3분기 1200만대를 출하하며 3위를 차지했다. 50형 이상 대형 패널 출하량이 2분기에 비해 45% 늘어났고 TV업체들의 수요 증가로 재고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75형, 83형 초대형 패널 증가에 힘입어 면적기준으로는 2위, 출하량 기준으로는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위협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생존할 길은 OLED로 좁혀지고 있다. TV LCD 패널 공급과잉은 중국에 의해 지속될 전망이다. IHS마킷은 지난해 수요보다 13.8% 많았던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생산능력 과잉이 올해는 16.2%로 더 커졌고, 내년에는 20.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과잉은 자연스레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현재 중국 광저우에 5조원을 투자한 8.5세대 OLED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파주 신공장 P10도 OLED 생산으로 직행한다. TV패널 매출 중 15%였던 비중을 올해 20% 중반대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8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퀀텀닷(QD)-OLED 패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LCD에서 빠르게 철수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 과제”라면서 “내년은 두 업체 모두 OLED로의 대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