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권이 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한 대규모 지원에 나섰습니다. 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전 금융권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약 9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집행하며 기업과 국민 부담 완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김진홍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및 업권별 협회와 함께 ‘중동 상황 관련 금융산업반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중동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부문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금융산업반, 실물경제반, 금융시장반 등 3개 축의 대응 체계를 가동 중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업권별 금융지원 실적이 중점적으로 공유됐습니다. 은행권은 중동 분쟁지역 진출 기업과 관련 수출입 기업, 협력사를 대상으로 총 53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 공급 계획을 마련했으며 이 중에서 3월 한 달 동안 약 5조원(8697건)의 자금을 신규 지원했습니다.
또한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약 4조7000억원(1만921건) 규모의 만기연장과 원금 상환유예를 시행해 기업의 자금 운용 부담을 완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외화 관련 수수료 인하 및 감면 등 수출입 기업 지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권 역시 체감형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생계형 배달 라이더를 위한 전용 보험료 인하와 자기신체사고 담보 20~30% 할인 등을 추진 중이며, 참여 보험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보험계약대출 우대금리 제공, 자동차보험 할인 확대 등 다양한 지원 방안도 업계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권도 대응에 동참했습니다. 카드사들은 4~5월 동안 주유 특화 카드와 교통비 할인 혜택을 강화해 고유가 부담 완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캐피탈사는 약 5만 명의 화물차 차주를 대상으로 할부금융 원금 상환을 최대 3개월 유예해 운송업계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현재 환율과 금리 변동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와 금융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따라서 금융권은 유동성 지표를 일일 점검하고,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중입니다.
김진홍 금융산업국장은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 국민에게 적시에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기 상황에서 금융권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업권별 지원 현황과 리스크 요인을 지속 점검하며 필요 시 추가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