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부산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부산 북갑 국회의원 지역구가 전략적 요충지로 떠올랐습니다.
부산 북갑은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입니다. 부산 북갑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가 개편되기 전부터 전재수 의원의 정치적 고향이었습니다.
수많은 부산 선거구 중에서도, 그것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갑이 요충지로 떠오른 건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전재수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전재수 의원은 지난 2일 부산 동구 소재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출마 선언 말미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전재수 의원은 이달 중 국회의원직 사퇴를 못박았습니다. 전재수 의원이 약속대로 오는 30일 안에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재보궐선거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집니다.
차기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군은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기 전부터 지역 정가의 관심사였습니다. 해수부 장관에서 물러난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영향이죠.
전재수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기 전까지만 해도 부산 북갑 재보궐선거 초점에서 민주당 인사는 배제됐습니다. 범여권에선 국회의원 재입성을 노리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야권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정도만 하마평에 오르는 정도였습니다.
상황은 전재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받을 사람은 세로운 세대였으면 좋겠다면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이름을 입에 올린 뒤 급변했습니다. 선거는 흐름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당초 출마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하정우 수석은 청와대에서 맡은 일에 집중하겠다면서도 인사권자 결정을 따르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참모의 재보궐선거 차출설. 가히 하정우 신드롬이라 부를만 합니다.
하정우 수석이 여권의 차기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로 부상한 현 상황은 많은 걸 의미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의식은 지역주민의 요구보다 정치권의 손익계산이 앞섰다는 점입니다.
부산 북갑은 민주당이 열세를 보이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현역 의원이 탄생한 지역구입니다. 그것도 20대 총선 이후 보수정당에게 단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으니 여당 입장에선 부산 안에서도 나름의 상징성이 큰 선거구입니다. 그런 만큼 잃기 싫겠죠. 지역 발전을 이끌고 주민 의견을 중앙 정계에 전달할 지역일꾼보다는 당의 세를 유지할 정치인이 필요한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주민의 지지를 등에 업은 지역일꾼과 여의도에서 낙점한 인물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한 뒤 결정하는 것과 당의 영향력 지키기가 최우선 목표인 공천은 다른 얘기입니다. 하정우 수석이 부산 출신이긴 하지만 전재수 의원의 우회 지지 선언 이전까지 부산 북갑에 별다른 공로를 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출마설은 중앙 정계의 이득을 먼저 계산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듭니다.
선거라는 당면과제에 매몰돼 정부가 공들이는 사업을 이끌 전문가를 빼내야 하는 점도 마냥 달갑진 않습니다.
4~5년 주기로 실시되는 선거에선 승리가 우선입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두른 후보가 나서더라도 선거에서 진다면 역량을 제대로 발할 수 없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선거 초점이 승리에 맞춰졌다 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정우 수석은 한국형 AI 개발을 이끄는 대통령의 핵심 참모라는 점입니다.
민간뿐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AI의 열할이 커지는 추세는 세계적으로도 확산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AI 지수' 기준 6위였던 한국의 AI 경쟁력은 올해 초 미국 대형언어모델 종합 기능 점수를 평가하는 AAII(Articifial Analysis Intelligence Index) 기준 3위로 발돋움했습니다. 한국의 AI 경쟁력 향상이 하정수 석 혼자만의 공은 아니겠지만, 그의 합류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목표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의 엔진을 빼내는 일은 있어선 안 되겠죠. 한국형 AI 개발이 진척을 내는 시점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참모가 선거에 나선다면 개발 동력은 사그라들 게 뻔합니다.
정당은 당원, 나아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결성된 집단입니다. 승리라는 작은 목표에만 연연해 다급한 인재 모시기로 땜질 선거를 치를 작정이라면 정당보다는 이익집단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