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18일 오전 기초과학연구원(IBS) 대전 본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대란'에 대한 질의가 집중되면서 '정책 국감'은 실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53개 기관에 대한 국감이 하루 안에 이뤄지면서 과방위원들은 답변을 제대로 듣지 않고 시간에 쫓겨 준비해온 질의를 읽는 데 급급했다.
여야는 우선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카카오톡 먹통 사태' 발생 뒤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생략돼 있었다"면서 "문자 발송은 상황실을 설치하고 장관이 책임지면서 후속조치하는 과정에 비해 굉장히 느린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재난방송에 있어서는 법률상 부가통신사업자의 경우 의무가 없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지적해서 지난 17일부터 계속해서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카카오가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국가 시스템과 직결된 영역에 있어서는 민간기업이라도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를 부과해야 하지 않냐"고 했다. 또 "독과점 폐해가 드러난 셈이어서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 경우 동일 데이터 센터 내 이중화시스템이나 논리적 이중화보다 물리적으로 원격의 동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데이터센터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서비스 업체에서의 물리적 분리가 중요함을 느꼈고 향후 전문가들이 세심히 살펴서 제도화하고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부가통신 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됐는데 알고 있냐"면서 "가이드라인에는 서버 운영 등 정기적 유지보수, 장애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저장소 영역별 세부화 등 이번 화재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자세한 규정이 포함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화재, 천재지변, 전쟁까지도 예상해서 새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관점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달라져야 한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재난관리 기본 대상에 부가 통신사도 들어가야 하고 이중망·이원망을 통해 한 회사가 독점하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통신사업자가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됐는데 무료 서비스 가입자라고 보상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상후하박식인 정부출연연구소의 연봉 적정성 △비용절감 없는 기관에 대한 관리 필요성 △우주환경연구개발 환경 개선 필요 △4대 과학기술원 성 비위 징계 양형기준 점검 필요성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증액 필요 △간접비용 과다지출에 대한 점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운영사항에 대한 과기부 감사의 필요성 등과 관련한 지적과 개선 방향이 제시됐다. 다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던 데다 그마저도 카카오 사태 이슈에 묻혀 질의응답은 대체로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과방위 국감은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돼 12시23분쯤 정회했다. 오후 2시20분부터 재개돼 4시24분쯤에 종료됐다. 약 4시간20분만에 53개 기관에 대한 국감이 끝난 것이다.
18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연구재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국감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