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했다. 유례없는 빚 증가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주식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9%(125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이 1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자, 분기 증가폭으로는 역대 3번째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신용은 해마다 100조원 안팎씩 증가했다. 또 4분기 증가폭은 전분기대비 44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지난해 3분기(44조6000억원)에 이어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나타낸다.
가계빚 급등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초저금리 속 주택시장과 주식시장 활황으로 주택매매와 주식투자 등이 증가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다. 코로나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가계빚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4분기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163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4조5000억원(2.8%) 증가했다. 증가폭은 2016년 4분기의 46조1000억원, 2020년 3분기 44조6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25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10조6000억원으로 4분기에만 20조2000억원이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67조8000억원 증가했다. 직전년의 34조9000억원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기타대출 잔액도 719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24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7조8000억원 증가하며 유례없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매매 거래량 증가와 주식 투자,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며 "지난해 11월 가계 신용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추가 규제 발표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849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되고 기타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23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6000억원 늘었고,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은 323조8000억원으로 35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