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3분기에도 매출은 줄고 이익만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원가 부담이 컸던 현장이 잇따라 준공되면서 수익성은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신규 수주와 착공이 따라오지 못해 매출 기반 자체가 약해지면서, 고원가 현장 정리 효과가 끝나는 내년에는 이익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상장 건설사 6곳의 3분기 매출 합계는 18조2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영업이익 합계는 1조76억원으로 65.3% 늘어날 전망입니다. 대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은 잠정실적, 나머지 4곳은 전망치를 반영한 수치입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대우건설도 이 같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8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7% 늘며 시장 전망치(1652억원)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1조8424억원으로 7.4% 줄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가 줄어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내실 경영 성과로 누계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2일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1조821억원, 영업이익 1658억원으로 각각 2.8%, 127.1%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적 발표를 앞둔 건설사들도 대부분 같은 흐름입니다. 현대건설은 매출이 6조7026억원으로 14.4% 줄지만 영업이익은 2119억원으로 104.7% 늘어날 전망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반도체 공장 공사 확대로 매출(4조1470억원)과 영업이익(2140억원)이 각각 34.2%, 92.8% 늘어 6곳 가운데 유일하게 외형과 이익이 함께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GS건설은 주택 물량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7%, 19.3% 줄고, DL이앤씨도 상대원2구역 착공 지연 등으로 각각 11.7%, 3.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분기 상장 대형 건설사 실적 전망치 및 잠정치. 전망치는 증권사 리포트와 27일 기준 Fn가이드 컨센선스. (그래픽=AI생성)
문제는 지금의 이익 개선이 일회성에 가깝다는 겁니다. 고원가 현장 준공으로 원가율이 내려간 효과일 뿐 일감이 늘어서 생긴 이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건설 수주는 15조7000억원으로 8.1% 줄었고, 민간 수주는 13.0% 감소했습니다. 같은 달 공공주택 수주는 26.8%, 주거용 건축기성은 2.7% 각각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증가에 힘입어 0.7% 늘어 감소세에서 벗어났지만, 전년 대비로는 0.7% 줄어 건설 경기 회복은 아직 묘연한 상황입니다.
일감을 쌓아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도 부담입니다. 10대 건설사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404조7929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전국 주택 착공은 2021년 58만가구에서 2023년 24만가구로 반토막 났습니다. 올해 수도권 민간정비사업 착공도 연간 목표의 23.6%에 그쳤습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쌓이는 데다 공사 대금 회수도 늦어지고 있고, PF 우발채무 역시 재무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며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자잿값이 다시 오르고 있어 원가 관리도 쉽지 않은데, 반도체나 해외 수주를 따낸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실적 차이는 하반기 들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