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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없는 '극좌·극우' 정치…대한민국도 '판박이'
프랑스·독일·이탈리아 극단정치 출몰…연일 강성 시위
입력 : 2026-10-25 오후 6:01:26
[뉴스토마토 강주영·박주용 기자]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를 통해 극좌·극우 성향의 정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정치가 유럽 전역에서 횡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딸(개혁의 딸)과 올공(올림픽공원), 윤어게인(다시 윤석열)으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에 의해 각 당의 정치가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각 당들이 현안마다 진영 논리를 앞세우다 보니 그만큼 타협의 정치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정치 방식은 곧 선거에서 완패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갈등을 줄이는 타협의 정치를 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극좌" "극우"…한국도 '개딸' '올공'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제도 개편과 정년 연장 유예, 반이민 정책,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학생·노동조합 등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선 가운데 내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위는 진영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오를레앙에선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극우 집회가 열렸고, 극좌정당인 불복하는프랑스(LFI)의 대선 주자 장뤼크 멜랑숑이 파리 시위에 참여해 마크롱 정권을 향한 공세를 높였습니다. 반면,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는 무슬림 이민자 혐오 현상이 일며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RN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독일에선 극좌 '좌파당',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이, 이탈리아에선 극좌 '이탈리아 좌파', 극우 '이탈리아형제들'이 각각 정당으로 출현하기도 했습니다
 
극단적 정치 성향을 보이는 건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보 진영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당시 일명 '개딸'이라는 정치 지지층 언어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강성 여성 지지층을 뜻합니다. 이른바 팬덤 정치인 셈입니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면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였던 민주당의 특정 지지층이었는데요. 윤석열정권 탄핵 정국에서도 적극 참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팬덤 정치는 정치의 참여도를 높인다는 긍정적 측면 있는 반면, 정치권에선 강성 지지층이 곧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의혹을 지적하고 나서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저격했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 대통령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성 지지층이 각각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리되는 양상을 보였고, 심지어는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최근에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인선을 두고도 친명계와 검찰 개혁 강경파 사이에 SNS 공방도 과열됐습니다.
 
보수 진영으로 보면,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극우 세력이 이른바 강성 지지층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구속영장에 반발한 강성 지지층이 서부지법에 난입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경찰의 저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극우 역사 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부정선거 의혹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잠실 투표소에서 촉발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증폭될 때도 장동혁 대표 등이 직접 집회에 참여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 2023년 3월3일 오후 서울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이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의 강성 지지층 중심으로는 '배신자'란 단어도 두드러집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자신의 탄핵을 찬성하자 '배신의 정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후 윤석열정권의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장관이자 국민의힘의 대표였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 대한 수식어로 이어졌습니다. 한 의원은 선제적으로 계엄 해제 표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습니다. 이후 지난 1월 국민의힘은 윤석열씨 부부 비난 글을 한 의원의 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한 의원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지적 받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제명됐습니다.
 
극단 정치는 극단 멸망…관용·협치 정치 선보여야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의견 수렴에 따른 갈등 축소 역할 대신 선거 유불리만 내세우며 지지자들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양당제로 운영되는 의회 민주주의가 이 같은 쏠림 현상으로 되레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야의 극단적 정치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검찰 개혁부터 해서 각종 개혁이 좌초 이유도 당내 강성 지지자들의 입김이 당내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민주당 내 친명계와 강성파 의원들 간의 대립이 있었는데요. 보완수사권 유지를 강조하는 친명계 의원들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강성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양측 간 갈등의 중심에는 강성 지지층이 있었습니다. 정치 고관여층으로 꼽히는 강성 지지자들의 표심이 따라 당내 경선 결과가 달라지다 보니 결국 다른 한쪽에서 강성 지지자들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뿐 아니라 국회 등 한국의 정치제도는 공론장 형성 등을 통해 결국 사회의 잠재적 갈등을 흡수하고 소화하는 게 본래의 기능"이라며 "현 정치는 그에 반해 갈등을 되레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한국 국회가 양당제라는 점에서 특정 정당이 지지 기반만 바라보는 정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거대 양당 체제인 상황에서 일부 극단 세력에 잠식된 정당은 나머지 40% 유권자에게 순식간에 밀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정 세력이 유발하는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정치인이 앞서서 이들을 대변하고 있다 보니 중도층은 기존보다 더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면서 "선거에서의 표심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먼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 협치, 관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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