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법과 관례
입력 : 2026-09-28 오후 6:44:09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주영 기자] 법과 관례가 충돌하면 무엇을 따라야 할까요. 최근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을 보면,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25일 만에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헌법상 재제청을 요구할 구체적인 근거와 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발단은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2명을 제청한 뒤, 청와대가 이 가운데 한 명만 임명하고 손봉기 후보자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부터입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법관 인선을 사전에 논의해온 관례를 강조했습니다. 법에 사전 협의 규정이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양측이 협의를 거쳐 제청하는 방식이 관행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입니다.
 
2003년 노무현정부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인사를 두고 청와대와 이견이 있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노 대통령과 최 대법원장은 직접 만나 대법관 인선과 사법개혁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기한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법을 명확히 하는 일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관례 역시 작동하려면 다름을 나누는 과정이 선제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사이 대법관 자리는 200여일의 공백을 남기면서 국민의 재판권 완성의 길은 더욱 요원해졌습니다. 제청권도, 임명권도 국민이 부여한 것일텐데, 법관도, 대통령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강주영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