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뉴스토마토프라임]트리플 강세, 불안한 시장
입력 : 2026-07-07 오후 2:38:2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상승장은 이전과 조금 다르다. 집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전세와 월세까지 함께 뛰고 있다.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전세를 구하는 사람도,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도 모두 부담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월간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2025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월세 역시 전세의 경우 2024년 5월부터 25개월 연속, 월세는 2023년 8월부터 34개월 연속 오름세다.
 
정부가 꺼내 든 처방은 또다시 세금이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세금으로 조정하겠다는 신호다. 하지만 정책은 방향만이 아니라 시점과 시장 상황이 중요하다. 지금 서울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최근 시장은 저금리 기대나 투자 심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인허가와 착공은 크게 줄었다. 공사비 급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공급 계획은 발표됐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빌라 시장이 위축되면서 임차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됐다. 전세 가격이 오르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수요는 월세로 이동한다. 월세 부담이 커질수록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심리도 강해진다. 매매와 전세, 월세가 서로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부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겠지만 거래가 줄고 매물이 잠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집을 팔아야 할 유인이 줄어들면 공급은 더 경직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오히려 가격을 떠받치는 역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세 부담이 커질수록 거래량이 급감하고 시장이 경색됐던 경험이 있다.
 
세금은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세금만으로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는 없다. 세율을 조정한다고 새 아파트가 생기지 않고, 보유세를 높인다고 전셋집이 늘어나지도 않는다. 시장이 불안한 근본 원인이 공급에 있다면 처방도 그 지점을 향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늘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특히 공급이 부족한 국면에서는 세제 강화가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정책이 시장의 신호보다 앞서가면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기 쉽다.
 
트리플 강세가 남긴 불안은 가격 상승이 아니다. 정부가 여전히 시장의 원인보다 처방에 먼저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금은 필요하다. 그러나 세금으로는 집을 지을 수 없고, 공급을 대신할 수도 없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더 강한 과세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공급과 일관된 정책이다. 부동산 정책은 세율이 아니라 신뢰를 높일 때 비로소 효과를 낸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강영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