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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전세 실종과 월세화
입력 : 2026-04-24 오후 2:14:0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월세의 삶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극적인 변화 없이 조용히 흘러간다. 다만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일정한 금액이 있다. 그 돈은 공간을 사용하는 대가이자, 동시에 남겨지지 않는 비용이다. 한 달을 성실히 살아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은 자산으로 쌓이지 않는다. 
 
월세살이가 특별히 힘겨운 이유는 큰 고통이 아니라 작은 부담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월세는 한 번에 삶을 흔들기보다는 조금씩 여유를 깎아낸다. 예컨대 여행을 한 번 미루고, 소비를 한 번 줄이고, 저축을 한 번 포기하는 식이다. 이러한 사소한 선택들이 쌓이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도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사회에 막 발을 들인 청년들에게 특히 그렇다. 청년들에게 독립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담의 시작이기도 하다. 집을 구하는 순간부터 일정한 비용을 짊어지고 시작하는 셈이다. 월세의 또 다른 특징은 '불안정함'이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그래서 월세의 집은 ‘사는 곳’이면서도, 완전히 ‘내 자리’가 되기는 어렵다.
 
최근 전세 물량이 줄어들어 어쩔 수 없이 비싼 월셋집을 구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 25만505건 가운데 월세 계약은 17만6731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한다.
 
평균 월세액 또한 152만8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71만원 수준이다. 평균 보증금은 2억1386만원이었다. "월급 타서 방세 내면 남는 게 없다"는 세입자들의 하소연도 일상화됐다. 
 
요즘 서울 월세는 대체로 전세보증금의 0.4~0.5% 수준이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3억원짜리 주택을 보증금 2억원의 반전세(전세+월세)로 바꾼다면, 보증금 차액인 1억원에 연 5~6%의 이자율을 적용해 연 500만~600만원의 집세를 매긴다. 은행 이자의 두 배인 월평균 50만원 수준이다. 월세는 전세와 마찬가지로 집값을 따라간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런 추세가 쉽게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집주인으로선 임대소득세에 기타비용까지 감안해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대출 규제만 강화하면 결국 피해는 세입자들에게 돌아간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월세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고, 월세 세액공제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 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전세 시장을 위축시키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 되는 만큼 공공임대주택 확대, 민간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특히 청년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인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자산을 축적할 여건을 만들어줘 결국엔 이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그것이 기성세대들이 우리 사회 미래인 청년들에게 해줘야 할 책무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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