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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부재에 '투 트랙'…"시간은 이란 편"
미사일 수천 발 동원에도…이란은 맞불 놓으며 '버티기'
입력 : 2026-03-03 오후 5:21:41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미국이 '대이란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사태를 마무리할 뚜렷한 출구전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반면 이란은 정면 대응 대신 버티기에 돌입하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란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장기전보다는 리스크가 작은 단기전을 원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위성업체 밴터(Vantor)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있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공식 거주지 일대 건물들이 손상돼 있다. (사진=AP. 뉴시스) 
 
미, 강온양면 전략…전문가 "침투 명분과 목표 부족"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역대 전쟁 유공자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미·이란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군사작전의 주요 목표로 미사일 능력 파괴, 이란의 핵무기 보유 차단 등을 내세웠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스라엘과 함께 진행한 '에픽 퓨리(장대한 분노) 작전'을 통해 이란 수도 테헤란과 곰, 이스파한, 부셰르 등 주요 도시를 공격했습니다. 작전 개시 후 첫 48시간 동안 미국은 이란 내 15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습니다. 이번 폭격으로 수백 발에서 수천 발에 이르는 미사일이 동원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국은 이란 전쟁에서 '강온 양면'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폭격 직후엔 미군의 성과를 과시했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해군 함정 9척을 파괴·격침했다"고 했습니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한 번의 공격으로 48명의 이란 지도자가 사라졌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새 지도부와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일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대화를 원했다"며 "나는 그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란이 미국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 공격을 중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뚜렷한 출구전략 없이 군사행동에 나선 상황에서 외교적 해법을 병행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군사행동을 통해 무엇을 달성하려는지 정책 목표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정권교체를 거론하지만, 단순히 최고지도자를 제거한다고 해서 체제 성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미국의 이번 군사행동이 이란의 핵·미사일 전략을 무력화하는 데 1차적 목표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방공망과 군사·미사일 시설을 집중 타격하는 물량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재 강도의 작전은 일주일에서 열흘 안팎이면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도 장기전은 부담인 만큼 단기간 내 성과를 주장한 뒤 소강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 정치·경제적 부담"막대한 개입 시 영구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을 시사했음에도 시간은 이란 편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미국이 이란 체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지상군 투입과 실제 점령이라는 대규모 개입이 불가피한데, 이는 정치·경제적 부담이 큰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을 원하지 않은 것도 미국의 정치 상황과 경제적 리스크, 군사적 한계 등과 무관치 않습니다. 
 
김 교수는 "이란 체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지상군 투입과 장기 점령이라는 막대한 개입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영구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공중 폭격만으로 핵·군사 역량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이란의) 신정 체제가 일정 기간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내부 결속과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군사행동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성과로 귀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부연했습니다. 
 
외교적 부담도 변수입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계획이 동맹국인 영국의 군사기지 사용 불허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미국의 공습이 국제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공습 목표가 '정권교체'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며 국익을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자국의 군사기지 사용을 반대했습니다. 유럽 등 곳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제동을 건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앞으로도 버티기를 통해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군사력이 압도적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란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란의 전략은 승리가 아니라 버티기에 있고, 일정 기간 체제를 유지하며 반격 능력을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란이 항복 대신 버티기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현재 정권 핵심을 이루는 강경파, 특히 혁명수비대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이란이) 핵 협상을 지렛대로 시간을 벌어온 것도 결국 정권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며 "이란 내 강경파 입장에선 버티는 게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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