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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명 교체 못 하는 이유
입력 : 2026-02-27 오후 3:10:26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당명 교체를 선언했다가 보류했습니다. 새 당명 후보로는 '미래연대'와 '미래를여는공화당'이 압축됐지만, 결론은 6·3 지방선거 이후 재논의로 결정했습니다. 겉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붙었지만, 국민의힘 속내는 더 복잡한 상황입니다.
 
당명 개정은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닙니다. 정당의 역사와 노선, 책임의 문제를 다시 묻는 작업입니다. 보수당 중 가장 큰 정당인 국민의힘의 역사는 고작 5년 6개월됐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이를 추진하는 것은 상징적 결단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큰 위험을 동반하죠. 국민의힘의 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새 간판은 곧바로 실패의 이름이 됩니다. 다시 당명을 바꾸는 일은 명분도 실익도 없습니다. 
 
반대로 기존 당명으로 패배하면 '그래서 바꿔야 한다'는 명분이 생깁니다. 지도부가 택한 것은 후자에 가까운 계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의 현재 지지율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26일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지난 지난 23∼25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를 차지했습니다.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의 하강 곡선이 뚜렷합니다. 국민의힘이 모험적 결단을 내리기엔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 지도부는 비용과 시간 문제를 언급했지만, 본질은 정치적 리스크 관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되돌아보면 21대 대선은 국민의힘의 마지막 반성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쇄신보다는 결집을 택했습니다.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1.15%를 얻으면서 생각보다 선전했다는 내부 평가가 형성됐습니다. 이는 뼈아픈 성찰을 미루는 근거가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자기 위로는 체질 개선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진건 진겁니다. '왜 졌을까. 반성하자'라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결국 국민의힘의 당명 교체 보류 결정은 전략적 유보에 가깝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당명 교체가 진정한 혁신의 출발이 되려면, 선거 결과에 따른 명분 찾기가 아니라 왜 국민이 등을 돌렸는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내용이 바뀌지 않으면 간판을 수백 번 바꿔도 오래가기 힘듭니다. 빨리 뭐라도 해야 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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