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네이버(
NAVER(035420) 블로그가 인공지능(AI) 기반 추천을 전면에 내세운 탐색 피드 전환을 예고했습니다. AI를 토대로 양질의 콘텐츠 및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려 블로그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네이버 측 복안인데요. 리브랜딩과 홈피드 개편 이후 이용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AI에 치중한 추가적 변화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년 블로그 추천 피드를 '탐색 피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미 네이버는 이달 15일부터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탐색 피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요. 이용자의 관심사와 행동 데이터를 반영해 콘텐츠를 발견하고 탐색하는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또 네이버는 이를 통해 개인화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간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의 글을 최신순으로 확인하고 공감과 댓글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는 관계형 플랫폼으로 기능해왔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블로그에만 3억3000만개의 글이 발행됐습니다. 또 올해 블로그에서 맺어진 이웃 수는 1억4000만건으로 매일 40만건의 새로운 이웃이 탄생하는 등 이용자 간 연결이 활발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홈피드에서 AI 추천 콘텐츠가 혼합 노출되면서 이러한 관계 중심 경험이 밀려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기록, 이웃 중심 교류 공간이 AI 중심의 무작위 추천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한 양산형 블로그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됩니다. 자동 포스팅이나 허위·비존재 정보를 담은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블로그 전반의 정보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는 건데요. 일례로 '붉은사슴뿔버섯 조리법' 게시글의 경우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이어트 식품처럼 소개됐지만,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이 버섯은 독버섯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AI 추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 의구심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추천 콘텐츠가 왜 노출됐는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고 개인화 효과도 체감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추천 품질에 대한 의문과 광고성 콘텐츠 확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탐색 피드 전환으로 AI 추천 비중이 확대될 경우 저품질·허위 정보 콘텐츠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실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 저항은 이미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친구탭을 일상 공유 피드형으로 개편했지만 이용자 반발로 인해 결국 일부 기능을 되돌렸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역시 커뮤니케이션 특성이 강한 플랫폼인 만큼,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업계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경우 사용성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큰 만큼, 변화의 방향성이 필요해도 속도와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관계 기반 플랫폼일수록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 입장에서는 떨어지는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일 수 있지만, 이용자를 충분히 설득시킬 수 있어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브랜딩과 홈피드 개편을 진행한 네이버 블로그가 내년 탐색 피드 전환을 예고했다. (사진=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