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민주당이 2차 종합특검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야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여당은 "여전히 밝혀야 할 의혹이 산더미"라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함께 사법개혁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제1야당은 '통일교 특검'을 띄우며 맞서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을 악법으로 규정하면서 비쟁점 법안인 민생 법안 처리에도 무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대응하면서 연말 정국이 격랑에 빠진 모습입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청래 "2차 종합특검 추진"…입법 제동에 고심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료된 내란 특검에 대해 "내란 핵심 가담자 24명을 재판에 넘겼고 지귀연 재판부의 엉터리 법 해석으로 석방됐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재구속하는 성과를 거둬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정 대표는 "다만 여전히 밝혀야 할 의혹이 산더미이고 외환죄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며 "노상원 수첩의 진실과 내란 공모자들의 실체가 여전히 안갯속이며,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킨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계엄 주요 가담자들이 잇따라 불구속되며 내란 은폐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께 약속드렸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3대(내란·김건희·순직 해병) 특검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내란 의혹에 대해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하겠다"며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가 원팀으로 똘똘 뭉쳐 남은 의혹까지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통일교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적 공세"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실제 2차 종합특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2차 특검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1~2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해야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필리버스터 대전을 예고해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특검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중도층 등 여론이 비판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최근 불거진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도 부담 요인입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에서 우려하는 일부 의원들의 의견도 수사 범위 등이 다듬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2차 종합특검 추진 방향은 정해졌고,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당정대 간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조율 후 로드맵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여러 피로감과 민생 집중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더 많은 국민들께서 동의할 수 있도록 세밀한 조율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야 '통일교 특검·필버' 맞불…연말 국회 격랑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통일교의 정치인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은 통일교 게이트 특검은 거부하고 자신들의 2차 특검은 기어이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자신들의 범죄는 덮어놓고 내란 몰이, 정치 보복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교 사건'은 대통령까지 개입한 명백한 권력형 범죄 은폐"라며 특검을 주장했습니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그는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며 "통일교 특검 법안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아가는 과정이 그 시작이다.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모든 야당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8대 악법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의미 있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에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통일교 특검 도입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며 "권력 앞에 멈춰 선 수사와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정의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8대 악법을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마련된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필리버스터 정국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개혁신당과 특검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16일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통일교 특검'에 대한 공조가 급물살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15~20일 중앙아시아 순방에서 돌아온 후 본회의 개최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르면 2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여야가 더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지면서 연내 처리하기로 했던 민생 법안에 제동이 걸리면서 연말 정국은 격랑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