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플랫폼사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를 열었지만, 초고속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네이버, 구글(유튜브), 페이스북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성장한 것을 5G 시대에는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통신에 기반을 둔 플랫폼 사업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만드는가 하면, 타 기업과 손을 잡고 플랫폼 경쟁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5G 자체를 플랫폼으로 삼아 이통사의 영역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통사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클라우드 게임 등 5G 서비스 분야에서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상파와 연합해 웨이브를 만들고, KT가 자체적으로 시즌을 오픈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자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도 이통사 플랫폼에 들어와 즐기도록 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포스나우를 선보였고, KT도 자체 개발 및 협력을 통해 게임박스를 내놨다. 다음달에는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만든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출시한다.
5G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팩토리가 시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공지능(AI) 기술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데이터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자사 AI 플랫폼 역량을 키우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KT는 AI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KT는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 주요 시군구의 관광분석 빅데이터와 상권분석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B2C 분야뿐만 아니라 B2B 영역으로도 플랫폼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 5G를 연결해 플랫폼 사업자로서 도약을 노리는 중이다. KT는 지난해 기준 150개의 B2B 사용사례를 발굴했으며, 53개 기업전용 5G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B2B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5G 스마트팩토리 비전을 선보이며 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월 구독형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도 내놨다. 5G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배달로봇 플랫폼 만들기에도 나섰다. SK텔레콤은 우아한형제들과 5G MEC 및 스마트 로봇 기반 사업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KT는 현대로보틱스와 기가지니 호텔로봇을 선보여 서비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최고경영자(CEO)들도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5G를 활용,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이종분야 사업자들과 협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