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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공회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눈 앞
국회, 소비자 권익 차원 접근…"이해당사자 비협조 안 돼"
입력 : 2020-08-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공회전을 거듭해온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길이 열릴 조짐이다. 보험업계와 의료계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국회의 무게추는 제도 도입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18일 국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009년 제도 개선을 권고한 이래 11년 동안 제자리 걸음이다. 그러다 21대 국회 들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근거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 역시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의지를 보인 것으로, 소비자 편익 제고를 더 늦춰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보험사가 이를 심사 후 직접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소비자들은 일일이 종이서류를 챙기는 번거로운 절차에서 해소된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3800만명이 가입하고 있는 일상화된 보험이다.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의료비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민영의료보험으로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률을 보완하고 있는 제2의 건강보험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소비자들은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와 수령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보험가입자가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직접 의료기관으로부터 최대 1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고 영수증과 진료내역서, 진단서 등의 필요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보험사마다 요청하는 증빙 서류도 다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비자는 병원과 약국에서 발급받은 증빙서류를 보험설계사나 애플리케이션, 팩스, 우편 등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또는 직접 보험사에 방문해 서류를 내야 한다. 보험소비자는 △보험금 청구 서류 확인 △병원에 서류발급 신청 △서류 수령 △보험사에 보험금 청구서 작성 및 접수 △서류 제출 △보험금 지급 심사 △보험금 지급 등 5단계 이상의 절차를 거쳐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연구원의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금 청구 가운데 0.002%만이 의료기관과의 연동 앱과 무인단말기를 통해 청구했다. 99%는 종이문서를 기반으로 청구해 가입자의 청구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번거로운 보험금 청구 절차로 실손보험 계약자 상당수가 소액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8년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손보험 미청구자의 73.3%가 진료금액이 소액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는 30.7%였다. 보험료는 매달 자동이체 등을 통해 내면서 보험금 청구라는 소비자 권리는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가 소액의 보험금이라도 포기하지 않도록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피보험자의 종이서류 청구라는 불편 해소를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며 관련 법령 정비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2020년 부처별 10대 핵심과제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포함해 제도 개선의 의지를 표명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등은 실손보험 구조개편을 위한 공사보험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진행 중이다.  
 
국회도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어서 법안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술적 인프라는 이미 의료계와 금융권 모두 갖추고 있다"며 "다만 일부 규제가 이를 가로막거나, 일부 이해당사자의 비협조로 소비자 편익 증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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