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사상 초유의 검사난투극이 여야 장외전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여당은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의 행위를 정당한 공무집행 행위였다며 두둔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한동훈 검사장이 폭력수사의 피해자라 주장하고 있다. 정 부장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장이다.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도중 한 검사장과 물리적 접촉을 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사진은 정 부장검사가 이번 사건으로 병원에 입원해있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검
지난 29일 정 부장은 한 검사장의 핸드폰 유심을 압수하려다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를 두고 양측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한 검사장은 "정 부장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려 넘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 부장 측은 "휴대폰 정보변경을 시도하려는 정황이 있어 이를 제지하려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것"이라 맞서고 있다. 정 부장은 이러한 물리적 충돌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입원한 사진을 공개했다. 29일 저녁 한 검사장은 정 부장을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검사 간 물리적 충돌을 두고 여야에서도 '정당한 공무집행', '한동훈 죽이기' 라는 등의 논쟁이 불붙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의혹을 두고 자신도 박 전 시장을 성추행했다며 옹호하고 나섰던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공직자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hox변종들(친 검찰언론)에게 주소와 시간을 알려주고 짜장면(한식?)까지 주문해서 먹는 등 문명국가의 공권력이 가져야할 품격과 준법의식에 야만적 타격을 가해놓고 막상 자기들이 당하는 상황이 되니 상당히 시끄럽다"고 비판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만약 증거인멸 시도가 아니라면 (한 검사장이) 끝까지 휴대전화를 쥐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정 부장검사가 증거인멸 시도가 아닌데도 오해를 했다 치더라도 그게 오해라면 휴대전화 넘겨주고 유선전화로 하면된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인멸 시도를 막기 위한 정당한 공무집행 중 부장검사가 부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공무집행 행사 중 완력을 사용한 정 검사 측을 비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공작의 핵심은 문재인 정권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있는 윤석열과 한동훈 죽이기"라면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빼앗아 버린 정권이 한 검사장마저 사법처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입만 열면 인권수사를 말하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 실체냐"면서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얼마나 두렵길래 검창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사장을 폭력적으로 수사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 교수는 "(정 부장검사가) 구구절절 변명하며 한 검사장에게 공무집행방해 덮어씌우지만 그게 아니라는 확실한 내용이 그의 입장문에 오히려 담겨 있다"며 "한 검사장 요구에 따라 핸드폰으로 변호사에게 전화하도록 정부장이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탁자를 뛰어넘었는지, 돌아갔는지 모르지만, 쌍방 합의하에 잘 진행되다가 변호사에게 전화하려는 한 검사장에게 갑자기 멈추라며 달려가 핸드폰을 뺏으려 한 것은 정 부장검사였다고 스스로 확인하고 있다"며 "정 부장검사의 입장문대로 하더라도 이 상황은 한 검사장의 공무집행방해는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문재인 대통령 총감독, 추미애 법무 연출, 이성윤 각본의 검찰발 막장드라마 한편이 공연되었다"면서 "큰 주제는 거창하게도 검찰개혁인데, 관객은 검찰권 추락의 상징적 미장센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정 검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앞뒤 생각 없이 저지른 일일 것"이라며 "합리적·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아, 위로부터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듯"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도 이같은 상황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SNS에서는 '압수수색하러 가서 폭력이 웬말이냐. 대한민국 검사가 뭐에 쫓겨 그런짓을 하며 왜 또 응급실에 누워있나', '과잉충성이 빚은 참극이다' 등의 의견이 나온다.
한편으론 '52세 정진웅 부장검사가 수퍼맨인가, 어떻게 몸을 날리고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몸 위로 올라타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할 수 있나. 과장된 이야기로 보인다', '법치국가의 근간이 되는 공무집행을 방해한 죄는 반드시 단죄되어야 한다', '검사가 검사를 제대로 수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같은편이라고 봐주지 않는, 정진웅 검사가 진정한 검사다' 등의 정 검사 옹호발언도 상당하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