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기아차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 쳤다. 현대·기아차는 싼타페와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등의 신차와 SUV를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 기대감과 코로나19 재확산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하반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23일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59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세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이동 제한 조치로 판매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장기간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생산도 큰 차질이 있었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본사.사진/현대차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70만3976대로 36.3% 줄었다. 내수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 회복과 GV80, G80, 아반떼 등 신차 호조로 12.7% 증가한 22만5522대를 판매했지만 해외는 중국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수요가 위축되면서 47.8% 감소한 47만8424대를 파는 데 그쳤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대부분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3000억원 미만이던 시장 전망치는 크게 웃돌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판매감소에도 불구하고 원가율 방어를 통해 시장의 눈높이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며 "물량감소 영향이 없었다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돌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호적인 환율과 제네시스,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2분기 1166원에서 올해 2분기 1221원으로 하락했고 제네시스 브랜드와 SUV 판매 비중은 40.8%, 5.4%로 각각 0.7%포인트, 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환율은 1870억원, 믹스 개선은 1조51억원의 이익 감소를 상쇄했다.
비용 절감도 힘을 보탰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비용은 3조1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했다.
현대차는 2분기를 저점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란 불확실성이 있는 하반기를 신차와 SUV로 돌파해나갈 방침이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국내에서는 싼타페를 시작으로 투싼과 새로운 G70, GV70 등을 출시해 성장세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신차 효과와 SUV 판매 증가로 상반기 점유율이 상승한 미국 시장에도 G80, GV80, 아반떼 등을 선보이는 동시에 온라인 판매 체계 구축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판매목표는 상반기보다 25% 늘어난 35만대, SUV 비중은 60% 이상으로 제시했다. 인도 등 다른 시장에서도 신차와 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8% 감소한 145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우호적인 환율과 신차·SUV 비중 확대가 이익 감소를 상쇄했다.
셀토스와 니로 등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신형 쏘렌토가 국내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기아차의 SUV 비중은 역대 최고인 53.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높은 신차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판매를 재개한 신형 쏘렌토와 곧 출시될 신형 카니발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의 판매에 집중하는 동시에 신형 K5, 쏘렌토를 투입해 신차 효과를 노린다. 올해 상반기 63%를 기록한 SUV 비중은 67%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유럽에서는 니로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고 인도에서는 쏘넷 신차효과를 최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인도 공장 등 해외에서의 생산능력을 높여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코로나19 재확산과 언택트 문화 확산 등에 대응하기 위한 온라인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전동화 분야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율주행과 UAM 등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