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쌍용자동차가 가뜩이나 '마른 수건'을 더욱더 강하게 짜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산업은행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명분과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쌍용차 측이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하는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전날 밝혔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쌍용차
마힌드라는 최근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수 있다며 더 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마힌드라는 지난 4월도 쌍용차에 대한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만 투입하기로 결정할 때도 지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자동차 업계 안팎에서는 산은이 대주주의 고통 분담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실업 대란' 우려로 쌍용차에 대한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인도 시장에 거의 모든 실적을 의존하는 마힌드라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자금지원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근거 중 하나였다. 마힌드라가 일부러 책임을 회피한다기보다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초에 했던 투자 약속을 이행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고 진정성에도 의구심이 있다"며 추가적인 자구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란 이순신 장군의 말을 빌려 절박함이 부족하다고도 비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을 비롯한 복지를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간 1000만원 상당의 급여를 포기하는 등의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쌍용차는 공장을 제외하고 서울 구로 서비스센터를 매각한 것을 비롯해 모든 비핵심자산도 시장에 내놨다.
그런데도 이 회장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은 추가적인 임금 삭감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로선 쌍용차가 꺼낼 수 있는 유일한 카드지만 실행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이나 인력 구조조정은 생계 문제라 기본적으로 쉽지 않은데 쌍용차는 해고 노동자가 복직한 지도 얼마 안 됐고 이미 수당 등도 줄여놔서 더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존의 자구안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