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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업은행에 8천억원 수혈
"코로나19 대출지원 차원"…1분기 자본적정성 악화
입력 : 2020-06-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정부로부터 80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서민금융 지원 확대 등을 위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1일 이사회 의결로 약 1078억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결정했다. 발행하는 신주 전부는 대한민국 정부(기획재정부)에 배정돼 오는 26일 비용이 납입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증자와 관련 "소상공인 특별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자본확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같은 목적과 형태로 정부로부터 지난 3월과 4월 각각 2640억원, 4125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올해만 공적자금이 7843억원 투입된 것으로, 지난해(2250억원) 대비 3.5배 늘었다. 이로써 정부가 보유한 기업은행 지분은 연초(53.2%) 대비 7.1%포인트 증가한 60.3%로 추산된다. 앞서 정부는 기업은행 지분매각 계획에 따라 2013년부터 지분보유율을 68.8%에서 지난해 2월까지 50.9%까지 낮췄다. 그러다 작년부터 대규모 유증을 진행하면서 내달부터는 다시 60%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기업은행의 자본적정성은 다소 안 좋다. 1분기 말 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28%로 작년 말(14.47%)보다 0.19%포인트 수준 떨어졌다. 이 기간 위험가중자산도 3조1119억원 늘었다. 
 
대규모 정부 증자로 자본을 확충했음에도 기업은행은 상반기 1조원 상당의 외부 자본을 조달했다. 코로나19 지원을 이유로 지난 3월 4000억원 규모의 조건부 원화 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이달 16일에는 약 6045억원 규모의 외화 소셜본드를 발행했다. 다른 은행 계열 금융지주들도 최근 잇따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본확충은 인수합병 자금 내지 규제기준 변경 등을 함께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은행은 연이은 자금 확보가 오롯이 대출 지원을 위해서라고 거듭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이 대출규모 확대에만 집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국회예산처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경제·산업동향&이슈'에 따르면 4월 기준 기업은행이 진행한 '초저금리 대출(연 1.5%)'은 4조6536억원으로 목표금액 대비 소진율이 80.2%에 달했다. 같은 기간 14개 시중은행이 진행한 '이차보전프로그램(연 1.5%)'은 소진율이 38.3%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지난달 말까지도 53.6% 수준 대출을 집행해 기업은행 보다 심사에 분별력을 둔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하지 않는 역할을 기업은행이 하고 있다"며 "다른 은행들과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 가운데) 이달 9일 광주에 있는 전남 광주지역을 찾아 중소기업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생산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자동차 부품 산업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기업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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