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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발행어음 4조 늘린 초대형IB
작년 말 대비 24% 늘어…"유동성 위기 해소 차원"
입력 : 2020-05-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올 들어 발행어음을 4조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늘자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어음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잔액은 총 16조579억원이다. 작년 말(12조8922억원) 대비 24.6%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19로 증시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등에 대한 운용손실 우려가 제기된 상황 속에서도 발행어음 잔액을 늘려온 것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기업대출·채권,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영업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사실상 은행의 여·수신 기능을 하는 셈이다.
 
증권사별 발행어음 수신 잔고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이 4월말 현재 8조200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작년 말(6조7134억원) 대비 22.14% 늘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0.04% 오른 4조4829억원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 5월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은 KB증권은 60.34% 급증한 3조3750억원을 판매했다.
 
초대형IB가 발행어음을 늘린 이유는 유동성 확보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 등으로 유동성 부족을 경험하면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역마진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기준금리가 0.75%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다보니 역마진이 나타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원화 발행어음 1년물에 대해 연 1.60%(개인형)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연5%의 특판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에서 주식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 수익률 4.5%의 ‘적립식 발행어음’ 특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KB증권은 연 2.00%(KB able원화발행어음·약정식)를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의 경우 코로나19 완화로 이동이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PF를 통한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에 맞춰 (발행어음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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