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3일 첫 공식담화를 내고 청와대를 향해 '저능한 사고', '적반하장'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청와대가 전날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유감을 표명하고 중단을 촉구한 것과 관련 "주제넘은 실 없는 처사"라며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며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제1부부장은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또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 상대라고 대해주겠나"라고 쏘아붙였다.
김 제1부부장은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며 "강도적이고 억지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접 비난은 자제하며 수위를 조절했다.
북한의 이번 담화는 내부결속을 위해 진행된 정기 동계훈련 중 이뤄진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유감을 표명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남측과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등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북측의 군사훈련만 문제를 삼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 메신저 역할을 해온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직접 비난했다는 점에서 문재인정부가 강조해온 남북협력구상이 쉽게 풀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북미대화,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북한 특유의 '공세적 화법'으로 운을 뗀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판문점에 보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에게 고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화와 조의문을 보냈다고 지난해 6월12일 방송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