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계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각 사안마다 의견이 충돌하는 사례가 많이 줄었고, 두 수장간의 정례회의도 뚜렷한 문제없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특히 금융위는 올해 금감원의 경영평가 등급을 기존 C에서 B로 상향시키기도 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간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던 금융위와 금감원은 최근 들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두 기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은성수 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9월에 2인 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소통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당시 최 전 위원장과 윤 원장은 키코·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사사건건마다 부딪쳤다. 특히 키코 사안을 두고, 최 전 위원장은 "분쟁조정 대상인지 의문"이라며 윤 원장의 분쟁조정 의지를 전면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던 시기는 불과 1년 전, 금감원 예산과 조직을 두고 벌어졌다. 당시 금감원은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는 대신 5년간 상위직급 직원 비율을 43%→35%아래로 줄이기로 했다. 최 전 위원장은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막기위해, 금감원의 경영관리를 공공기관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밀어붙였다. 금감원 직원들은 "당시 최 전 위원장의 스타일이 굉장히 타이트해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은성수 위원장이 취임 한후, 금융위와 금감원은 대체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안 때마다 부딪쳤던 두 기관은 올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가 터졌을 때에도 이견이 크게 없었다. 키코 분쟁조정에 대해서도 두 기관은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두며 뜻을 같이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자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보호라는 데에 뜻이 같아, 향후 좋은 결과(정책)들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감원이 기관평가 B등급을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 2년간 C등급을 받았다. 이로 인해 금감원의 임직원 성과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등급은 C등급일 때보다 성과급이 약 17% 늘어난다.
반면 두 기관의 관계를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금융위 사무처장·상임위원 등 고위급의 금감원에 대한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관가의 중론이다.
감독체계에 대한 입장은 아직까지 극명히 갈리고 있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감독방향을 재설정하길 원한다. 소비자보호도 중요하지만, 핀테크 등 금융혁신 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좀 더 유연한 감독체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감독방향을 좀 더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혁신보다는 소비자보호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블랙스완을 막기 위해서는 감독의 고삐를 풀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는 금융의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은성수(왼쪽) 신임 금융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을 찾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장이 취임후 금감원을 직접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3월 임종룡 전 위원장이 진웅섭 전 금감원장을 만난 후 4년만이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