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막말' 파문을 빚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입장 발표 후 열흘 만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최근 불거진 권 회장의 막말 논란에 대해 논의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 후 기자실을 찾아 논란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 "지난 열흘간 자중하면서 숙고했고 이사회는 물론 회원사, 경영진, 노조가 주장하는 모든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는 금융투자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고 권고하며 다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면서 "개인적인 사유만으로 사퇴하기에는 협회장직의 임무와 권한이 큰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졌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임시 이사회 후 기자실을 찾아 거취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보선 기자
권 회장은 자신을 포함해 내부적으로 지적되는 금융투자협회의 문제를 개혁하는 데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의 근로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늦어도 12월까지 내부 개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내용에 대한 구체적 해명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잇지 못했다. 권 회장은 답변 중간중간 고개를 숙이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낮은 자세로 주변에서 받아들일 때까지 먼저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권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향후 잡음도 예상된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협회장직 유지 입장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성명서에 밝힌 법적 대응 등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알려진 직후 사무금융노조가 "권 회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사퇴 요구 성명서를 낸 바 있다.
1961년생인 권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술정책과정 석사를 취득했다. 기술고시 21회로 공직생활을 했으며 2000년부터 다우기술, 인큐브테크, 다우엑실리콘 등 IT 업체에서 근무했다. 2009년부터는 키움증권 사장을 역임하다 협회장 선거에 출마, 지난해 2월 정회원사 68.1%의 득표율로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선출됐다.
앞서 한 매체는 녹취록을 통해 권용원 협회장이 운전기사와 직원 등에게 폭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술에 취한 목소리로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다른 술자리에서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홍보 담당 직원에게는 기자를 위협하라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