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단기성과 위주의 은행 성과평가시스템을 손질하겠다고 나선 것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의 원인이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의 수익에 치중한 영업성과지표(KPI)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단기성과에만 매몰되다보니, KPI 배점 비중을 금융상품 판매 부문에만 높게 두고 고객 사후관리는 뒷전이었다는 것이다. 은행이 단기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로는 은행 경영진의 짧은 임기도 거론된다. 국내 금융사 임원의 임기는 해외보다 절반 이상 짧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의 상품 판매과 고객 관리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DLS·DLF검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은행은 KPI에 비이자수익(금융상품 판매) 배점을 높이는 등 DLF판매를 무리하게 추진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DLF 취급 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금융상품 배점이 높았지만, 소비자보호 배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무엇보다 프라이빗뱅커(PB)센터의 금융상품 판매 배점을 다른 은행 대비 2~7배 높은 수준으로 배정했다. 실제로 A은행은 금융상품 판매 배점을 △일반 영업점 10% △PB센터 20%로 정한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2%으로 배정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이번 사태가 무리한 단기성과주의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 원장은 "이번 DLF 사태는 내부 통제의 취약성이 결정적이었고, (은행이) KPI 등 잘못된 유인을 직원들에게 부여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보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 유동수 의원도 국감에서 "DLF 판매 문제는 대표적인 단기성과 위주 영업행태 때문에 촉발됐다"며 "이러한 영업행태는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개연성이 커,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단기실적주의에 치중하는 이유로는 경영진의 짧은 임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영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우선 수익을 내보자는 식으로 경영한다"며 "임기가 짧다보니 '책임은 다른 사람이 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단기실적에만 매몰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금융지주회장의 임기는 평균 2.7년으로 해외 금융사보다 2배이상 차이났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경영진의 무조건적인 임기 연장이 능사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국책연구원 소속 박사는 "무조건적인 임기 연장 보다는 안정적인 경영관리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단기실적이 나쁜 것이라면 그 나쁜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적임자가 경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만 길어질 뿐, 소비자 피해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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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