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자기자본을 확충한 대형 증권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찍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외형을 갖춘 증권사는 발행어음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 규모에 따른 증권가의 순이익 수준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체 증권사 57개 가운데 자본총계 3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을 포함 총 8개사다. 이들 8개 작년 전체 순이익은 2조5888억원 규모다. 나머지 49개 모든 증권사의 순이익을 합친 것(1조5317억원)보다도 크다.
금융당국이 2016년서부터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자본 규모에 따라 발행어음(단기금융)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차별적 허용을 둠으로써 수익 차이는 극명해지고 있다. 증권사 역시 자기자본 3조원, 4조원 등 증권사에 제공되는 혜택을 받기 위해 저마다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대의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 IB로 가기 위한 증자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고 하나금융투자는 이미 2조원을 밑돌던 자기자본을 3조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자본 확충보다는 순이익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초대형 IB 기준인 4조원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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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조원 미만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을 늘려도 초대형 IB 규모에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무리하게 자본을 키우기보다는 IB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자본총계 5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 증권사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IB 사업 확대 및 육성을 위해 IB본부 산하에 기업금융실, IPO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1실, PF2실 등 4개실을 신설했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PF 분야를 강화해 IB 수익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금융과 부동산투자, 대체투자도 늘렸다.
다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으나 중소형 증권사만의 강점이 약해 경쟁력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기업대출이나 신용공여보다는 부동산금융 위주의 IB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시장 경쟁이 격화된 상태에서 IB 수익을 올리려면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대형 IB와 경쟁하는 것보다 중소형 증권사만의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에 힘을 실어줄 중기특화증권사도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계속돼 왔다. 중기특화증권사는 현재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6개사다. 이들은 중소기업 전용 펀드를 도입할 수 있고, 회사채 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에 우대 혜택과 증권담보·신용 대출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중기특화증권 관계자는 “최근 대형 증권사도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고 있어 중기특화증권사로의 부각이 약하다”며 “단순히 정부의 혜택에 의존하기보다 차별화된 조직 능력 키우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