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몰린 이른바 ‘슈퍼주총 데이’가 올해도 여전한 가운데 전자투표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해놓고도 실제로 이용하지 않아서다. 계약 체결 이후 실제 이용 여부는 자율인 만큼 제재할 수 있는 수단도 없는 상황이다.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 사진/예탁결제원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총 2216개사 가운데 120개사가 10일부터 16일 사이에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100개사가 15일 하루에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지난 2월부터 3월 셋째 주까지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은 총 136개사다. 나머지 2080개사는 남은 10거래일 동안 주주총회를 진행해 쏠림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전자투표 이용률은 저조하다.
올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오는 16일까지 전기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전자투표 혹은 위임장을 이용하는 회사는 230개사로 집계됐다. 지난주(3~9일)에 총 33개사가, 이번주(10일~16일)는 197개사다. 앞서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1331개 기업인 것과는 상반된 수치이다.
이는 전자투표 관리업무 위탁계역을 체결한 이후 실제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중간 과정인 이사회결의에서 문제가 발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이사회를 열어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의해야 하는데, 일부 경영진들은 전자투표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부에서 전자투표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서비스 계약만 체결하고 이용은 미뤄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달 말 주주총회가 몰려있기 때문에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전자투표나 위임장을 이용해야 한다”면서도 “이용계약을 체결하고도 실제 이용하는 기업은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자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결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 이용하는 기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강제할 수 도 없는 노릇"이라고 언급했다.
전자투표 위탁계약 체결 과정에서는 수수료가 발생되지 않으며, 이용신청 이후 주주총회 기준일 현재 발행사의 자본금 및 주주수에 따라 '표준수수료'에 '적용률'을 곱해 수수료가 산정된다.
발행사의 전자투표업무 이용절차.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이 때문에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기업의 현황을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실제 서비스 계약 기업과 이용 기업과의 괴리로 투자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편 전자투표는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주주총회 개최지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되고 개최일도 매년 3월, 특정 요일간에 집중돼 회사의 의결권 확보와 주주의 참여가 상당 수준 제약받고 있어 이를 해결 하기위해 도입됐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