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보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4100원(5.82%) 오른 7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을 포함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에만 23% 올랐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사진/뉴시스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는 어긋난 흐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2% 감소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5조2000억원가량(에프앤가이드 기준)이던 시장 예상치를 15% 밑도는 수치다.
실적이 부진했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2분기에는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는 낸드의 수요 회복이 나타나고 디램도 같은 시기부터 중용 데이터 센터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수요 회복과 어황 개선이란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급등 피로감으로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는데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도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1분기를 비중 확대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와는 반대로 실적 회복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여전하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공급증가에 현재의 재고 부담까지 더해 모두 연내에 소화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SK하이닉스의 감익 추세는 장기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급등했지만 이익 저점은 아직 멀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주가 상승에 대한 회의적 전망도 제기된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이어질 수 있지만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 상승은 견고하기 어렵다"며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6년 수준인 13%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ROE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37%, 38% 수준이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