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10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신년 인사회가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열렸다. 하지만 철강업계에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올해에도 참석해 축사를 한 반면, 조선업계 자리에는 산업부 담당 국장만 참석했다. 조선업계 신년인사회에 올해를 포함해 10년간 산업부 장관이 오지 않았다. 정부는 조선업계 행사가 열린 부산이 멀어서 못 간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때보다 격려와 관심이 필요한 조선업계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대조적인 업황만큼 행사 풍경도 엇갈렸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등 철강업계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01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정부측 인사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왔다.
한국철강협회장을 맡은 최 회장은 "올해는 '해현경장(解弦更張: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말로, 느슨해진 것을 고치고 제도 등을 개혁한다는 뜻)'의 각오로 도전하자"면서 "해외의 불합리한 무역조치에 대해서는 민관이 합심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수출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에 매진해 무역마찰 리스크를 최소화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철강산업이 지속성장하려면 스마트화와 친환경화로 차별성을 높이면서 강건한 철강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2019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철강포럼 공동대표),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뉴스토마토
성 장관은 "지난해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어려웠으나 철강업계가 전년 수준으로 수출을 유지하는 등 슬기롭게 대처했다"며 "올해도 세계 철강수요 증가세 둔화와 자동차·건설 등 국내 전방산업의 부진,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 확산 등으로 위기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민관이 도와 함께 대응해가자"고 당부했다.
같은 날 저녁 6시,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2019년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행사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8개 회원사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 성동조선해양 등 3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전략회의 및 기타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행사에 참석은 했으나 정성립 사장 대신 이성근 부사장이 갔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에 얼굴 보며 인사하기보다 일단 올해도 생존할 방법부터 찾는 게 더 시급한 것 아니겠느냐"고 이야기했다.
특히 정부 측 참석자의 면면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에서 조선업계가 비켜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철강업계 모임에 산업부 장관이 나간 것과 달리 조선업계 신년회에는 최남호 시스템산업정책관(국장급)이 참석했다. 2010년 이후 두 업계의 신년회를 비교하면 정부는 철강업에 더 비중을 둔 모양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각 10번씩 신년회가 열렸다. 이 중 철강업계 행사에서 산업부는 2015년 단 한번 차관이 나간 것을 빼면 모두 장관이 참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산업부 장관이 조선업계 신년회에 참석한 일은 전무하다. 2012~2013년에는 차관이라도 갔지만, 대부분은 실·국장급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매년 조선업계 신년회가 열리는 부산이 지리상 멀기도 해서 업계에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크게 괘의치 않는다지만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년회는 업계 어려움 등을 건의하고 정부와 정책 방향도 공유하는 자리인데,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홀해 하는 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