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20일 발표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은 처음으로 자영업자를 독립적 정책대상으로 설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자영업자수가 취업자의 25%에 달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는 경제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책 수립 과정도 정부 주도의 하향식 방식에서 벗어나 자영업자 협·단체와 협의를 통한 상향식으로 개선됐다. 정부가 자영업자와 함께 만든 종합대책인 셈이다. 소상공인은 "전례가 없던 일로 생소하지만 파격적이다. 이번 종합대책은 자영업자 자생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부는 관련 대책을 올해에만 4차례나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소득주도성장' 구현을 위한 핵심 정책이다. 소득이 늘어 소비가 살아나 경기가 부양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영업자의 손실을 세금으로 지원하겠다는 게 기존 대책의 일관된 방향이었다.
정부의 연이은 지원책 발표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미흡했다. 이들은 알맹이가 빠진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자영업자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공염불' 정책이라는 비판을 연일 쏟아냈다. 이런 공분은 정부 정책에 반발해 지난 8월 대규모 총궐기 집회로 이어졌다.
이번 종합대책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별화된다. 기존 자영업 대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하향식 정책 수립과 직접 지원 방식에서 선회했다는 평가다. 자영업 협·단체 및 정부로 구성된 '현장소통 TF'를 운영해 5차례 걸쳐 심층토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단체가 정책 과제 및 애로사항을 제안하면 소관 부처가 검토를 통해 정책 과제에 반영하는 형태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대한미용사회중앙회 등이 정부에 주요 과제를 제언하는 등 직접 참여했다.
정부는 대책 수립 단계부터 발표까지 자영업자와 함께 한 이번 대책은 앞으로 자영업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과제별 진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현장 소통을 지속해 대책의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영업을 독립적인 정책 영역으로 판단하고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며 "협·단체가 정책 건의자가 아니고 직접 과제를 발굴하고 정책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업의 구조적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 청사진을 마련했다"며 "장기적으로 창업 재기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이번 대책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자영업자 생태계를 다루는 문제를 민간단체와 협의했다는 점에서 볼 때 파격적인 정책"이라며 "최저임금 등 대내외적으로 자영업 환경이 척박하고 어렵지만 이번 대책의 방향성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소상공인을 비롯한 우리 중소기업계는 정부의 이번 자영업 종합대책이 대한민국의 포용적 성장을 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성장과 혁신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자영업자를 독립적 정책영역으로 바라보고 지원체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우리 경제·사회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의 실제적 효과가 드러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중기중앙회는 "자영업·소상공인 전용 상품권 및 제로페이 확대 등 향후 사용자를 통해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할 정책이 많은 만큼 정책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소상공인들이 총궐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