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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직접지원·단기처방 정책서 선회…혁신성장·자생력 강화에 '올인'
영세화·과밀화 해결할 종합대책 발표…'창업·성장·재기' 중장기 생태계 구축
입력 : 2018-12-20 오후 6:14:14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일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에는 직접적인 세금 지원 외에 자영업자가 장기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창업·성장·재기의 자영업자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18조원 규모 지역 상품권 발행 계획과 구도심 상권 30곳 혁신거점 육성 등 주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기존에 나온 대책에서 규모만 확대한 경우도 여럿 포함돼 있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자영업자의 경영악화는 과당경쟁과 과밀화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21만명에서 2018년 10월 1억567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자영업자의 전체 취업자 대비 비중은 25.4%로 유럽(15.4%), 일본(10.4%), 미국(6.3%)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에서 과밀화가 심각하다.
 
자영업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다. 자영업자 가구 소득은 월평균 492만원으로 상용 근로자 가구(608만원)보다 116만원 낮은 수준이다. 또한 카드수수료, 임차료 등 비용 지출과 경영난에 따른 차입이 증가(대출 잔액 2014년 372조원→2018년 6월 591조원)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종합대책 마련은 세금을 통한 자영업·소상공인 직접 지원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현 정부 들어서 4차례나 자영업·소상공인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단기처방'에 급급한 '세금 퍼주기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종합대책의 경우 자영업자의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 마련에 고심한 흔적이 눈에 띈다.
 
먼저 자영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영업자의 성장과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부는 창업(신사업창업사관학교), 성장(18조원 자영업자 상품권 발행), 폐업(채무조정), 재기(폐업자 취업자 전환) 등 자영업 생애주기별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혁신성장을 통한 성장 역량 강화, 매출 증대와 비용 부담 완화, 안전망과 복지 확충 등이 포함됐다.
 
우선 영세성을 탈피하기 위해 상권 중심으로 집적화·규모화 추진을 비롯해 준비된 창업을 유도한다. 2022년까지 구도심 상권 30곳을 복합쇼핑·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제조혁신, 공동 작업과 판매 등을 위해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10곳을 신설한다. 공동브랜드, 마케팅 등 협업 강화를 위한 협동조합의 전국화·규모화도 촉진한다. 자영업자의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재기교육과 유망분야 재취업 유도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담겼다.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무분별한 창업을 억제해 과잉 해소에 나서겠다는 정책 복안이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창업 전 전문교육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창업 전 전문기술 교육훈련을 지원한다.
 
혁신 지원을 통한 성장 역량 강화를 위해 18조원 규모 자영업자 상품권을 발행한다. 2022년까지 17조원 규모의 저리자금이 공급될 전망이다. 지역신보가 보유한 부실채권(2017년말 8800억원)을 조기에 정리하고, 개인의 연체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채무조정제도가 도입된다.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상품권의 할인 금액을 제로페이 포인트로 지급하는 '국민포인트제(가칭)'도 내년 도입한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자영업자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지역상품권을 대규모로 발행하는 부분만 해도 이른바 상품권 '현금 깡'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실제로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상품권 유통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시장 논리에 의해 구도심의 상권이 점차 쇠퇴해 가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구도심 상권을 집적화해 육성하는 방안이 효과를 거둘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협동조합 설립이나 운영 비용부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영업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에서 소외되는 중장년층이 자영업 시장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게 자영업 과포화의 근본적인 이유"라며 "창업을 촉진하면 안 되고 고용을 안정화하는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 창업을 거시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자 적정 수를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자영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의 거시적인 역할이다. 전체 수를 조정하는 총량제 도입 등 자영업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우려와 관련,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영업을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과 정책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 성장과 혁신에 초점을 둔 대책이다. 기반을 마련하고 역량을 높이는 정책 마련에 집중했다"며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중기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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