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대법관들 영장, 사실상 양승태 전 대법원장 대상
"양 전 대법원장이 김앤장과 직접 '강제징용 판결 논의'"
입력 : 2018-12-03 오후 4:55:4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3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은 158매, 고 전 대법관은 108매 분량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두 사람은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혐의를 나눠가진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하면서 30여개 혐의를 적용했다. 243매 분량의 공소장에 나열된 범죄일람표만도 8개다. 여기에 '법관 블랙리스트' 관리 및 해당 일선 법관들에 대한 불이익 처분 등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해서는 더 깊고 의미 있는 부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임 전 차장 공소장에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그러면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의 혐의도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혐의 갯수는 종국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셈이다.
 
검찰이 이번에 영장을 청구한 대상은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이 사건은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의한 범죄"라면서 "박 전 대법관 등 두 사람은 임 전 차장의 직속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권한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삼갔지만 "상급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는 것이 상식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김앤장법률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김앤장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재판 개입 의혹과 관련해 그동안에는 외교부와 청와대 관계만 드러났는데, 이번에 전범기업 측과 대법원이 직접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가운데 손에 꼽히는 성과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실무자는 임 전 차장이고, 양 전 대법원장이 피고측 대리인과 여러차례 직접 만났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재판개입 '논란'만 있던 강제징용 재판 등에 대법원, 그것도 대법원장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필요하고, 직접 조사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제징용 재판' 고의지연 사건은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사법부가 국민 중 절대적 약자들의 권리를 침해한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08년 1심, 2009년 2에서 패소판결이 난 뒤 2012년 5월에 원고승소로 뒤집힌 판결이다. 파기환송심은 2013년 7월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김앤장이 대리한 전범기업 신일본제철의 재상고로 재판이 다시 시작됐다.
 
대법원은 2014년 6월 사건을 소부에 배당했으나 계속 지연되다가 올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돼 지난 10월30일 원고승소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춘식씨 등 4명의 피해자가 이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소송이 지연되는 동안 3명이 숨지고 이씨만 생존해 이 사건의 끝을 봤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