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회계 감리와 분식회계, 실적 부진으로 주춤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내년도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개발(R&D)의 결실이 기대되는 다수 기업들이 꿈틀거리고 있고, 새롭게 상장을 준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의 모멘텀은 내년 1월 예정돼 있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로 쏠릴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이 컨퍼런스에서는 새로운 R&D의 트렌트는 물론 기술협력 소식이 나오기 때문이다. 참석자는 400개 이상의 제약·바이오 업체, 8000명 이상의 인원이 참석한다.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기술수출(L/O)과 R&D 모멘텀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의 성공까지는 수년의 시간과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기 글로벌 임상단계에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내년은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결과에 주목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R&D 성과가 기대되는 제약사로는 대웅제약, 한미약품, SK바이오팜 등이 거론된다. 대웅제약은 내년 1분기(이하 동일) ‘나보타’의 미국 FDA 허가 승인이 예상되고 있고, 한미약품도 신약 ‘포지오티닙(폐암)’의 혁신치료제 지정이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임상 3상 진입도 기대된다. 굵직한 임상과 허가 승인 건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바이로메드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신약 ‘VM202', 신라젠 항암바이러스 ’펙사백‘,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등에 대한 미국 FDA 허가와 임상 결과 등이 나올 예정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신약과제 임상 진척을 통해 신규 라이센싱아웃 등 R&D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또한, 미국 중심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성장률 회복기에 있어, R&D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수출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낸 뒤 투자자들은 제2의 한미약품을 찾느라 분주했다. 올해도 동아에스티, SK케미칼, ABL바이오, 유한양행 등 총 10개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기술수출은 회사의 기술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만큼 현재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별 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한 한미약품, 현재 다수의 신얀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사진/한미약품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유한양행이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를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했고, 이어 인트론바이오, 크리스탈지노믹스 등도 성과를 냈다”며 “내년에도 기술수출은 계속될 전망이며 이와 함께 연구개발 이벤트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약 후보물질 도입 경쟁으로 전임상 단계서부터 가장 많은 기술이전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높아진 기술력으로 추가 계약건이 계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신규 상장이 예정돼 있는 바이오업체도 수두룩하다. 유전자가위 전문 업체인 툴젠을 비롯해 이중항체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 ABL바이오, 케미칼 신약개발업체 카이노스메드 등 예정 기업만 10여개가 넘는다. 앞서 우수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상장 후 6개월 동안 공모가의 2배 이상 뛴 곳도 다수였다.
특히 SK그룹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가 크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의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NDA)를 지난 23일 미국 FDA에 제출했고 빠르면 내년 말 허가가 기대된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통해 안정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바이오업종 IPO 가운데 최대 관심 기업은 SK바이오팜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계 감리와 분식회계, 실적 부진으로 주춤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내년도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연구실 내 R&D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