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법원이 여중생 딸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 대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9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영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에서의 쟁점은 이영학이 범행 당시 정신질환 등으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는지와 항소심 양형이 적정한지였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했으므로, 정신질환 등으로 피해자를 자신의 처로 착각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와 관계, 범행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의 해석상 검사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사유를 상고이유로 주장하거나 피고인의 이익에 반해 양형의 전제 사실의 인정에 있어서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는 사유를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라며 "따라서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30일 딸과 공모해 A양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여 추행한 뒤 이튿날 A양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 한 야산에 A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비롯해 아내 최모씨에 대한 상해·성매매알선 혐의, 딸의 치료비로 쓴다며 후원금을 모집한 뒤 치료비로 쓰지 않은 혐의(사기)·보험사기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지난 2월 "피고인은 변태성욕 성향을 동반한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자기 처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약자에 대해 동등하게 보지 않고 성적욕구 해소 대상으로 봤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피고인이 처음 피해자를 유인·추행·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까지가 모두 치밀하게 준비·계획·시행됐다고 볼 수 없고 살인 범행은 우발적으로 이뤄졌다"며 "범행 직전 피고인이 정신 불안과 성적 욕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비정상적 심리 상태에 있었던 점, 피고인의 살인범행 재발 우려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없는 점, 어려서부터 정서적으로 열악한 상태로 일반인과 달리 왜곡된 가치 체계를 가지게 됐고 재판 과정에서 미약하게 남아 이를 바로잡으려 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한편 대법원은 2일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딸 이모양에게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오른쪽)이 지난 9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