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대유그룹은 박근혜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 자동차 시트 등 차 부품업을 기반으로 저축은행과 알짜 가전업체들을 인수, 사세를 크게 키웠다. 박영우 회장은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렸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탄핵으로 퇴장한 지금, 박 회장과 대유는 대통령 친인척 특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스마트저축은행을 제외하더라도 박 회장과 대유를 둘러싼 의혹들은 차고 넘친다.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로도 등장했다. 2012년 국감에서는 박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 차익을 챙겼는 주장이 제기됐다. 18대 대선을 전후해 박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인척 관계가 알려지면서 대유 관련주가 '대선 테마주'에 편입,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박 회장 일가는 2011년 9월부터 1000원대였던 대유신소재 주식을 꾸준히 매입, 주가가 정점을 찍은 2012년 2월 중순부터 보유주식 267만4070주를 주당 3585원에 매각하고 95억5000만원을 현금화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대유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박 회장은 국감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7년 10월31일 대법원은 박 회장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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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에는 박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 고액의 골프 회원권을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기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 회장이 2011년 인수한 경기도 포천군의 몽베르CC 회원권을 계열사 등에 시장가보다 최대 12배 비싸게 팔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몽베르CC는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동강홀딩스와 스마트홀딩스가 지분을 소유했다. 몽베르CC는 2012년 총 5차례 회원권을 모집했고 금액은 개인과 법인 일반이 1억500만원, 법인 VIP가 6억원, 법인 VVIP는 12억원이었다. 그런데 96억원의 회원권 판매액 중 대유 계열사들이 산 회원권만 78억원으로, 수혜는 박 회장 몫이었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재벌들의 사익 편취와 수법이 같다.
2017년에는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유가 2012년 서울신용평가(이하 서신평) 인수를 추진하면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본지 2017년 10월31일자
"예보, '서신평 인수 부적격' 알고도 특혜 제공"…박근혜 인척기업 '대유' 의혹 재점화)을 제기했다. 2012년 5월 예보가 서신평 매각을 공고하자 대유 계열사인 대유에이텍이 인수를 제안, 그해 8월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유가 2년 전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고, 대유에이텍은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거뒀다.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예보는 대유의 적격성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유가 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 기업이라는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의혹은 박 회장과 대유에만 그치지 않는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신철씨도 의혹 대상이다. 박씨는 2103년 2월 그린손해보험(현 MG손해보험)을 인수한 자베즈파트너스(이하 자베즈)의 전 대표다. 두 사람 관계는 2012년 11월 자베즈가 그린손보를 인수하기 위해 18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할 때 400억원을 대유로부터 투자받고, 예보에 낸 이행보증금 60억원도 대유에서 대여한 게 드러나면서 시장에 알려졌다. 그린손보는 2000년대부터 경영난을 겪다가 2012년 5월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됐고 8월 매각 대상이 된 후 이듬해 2월 자베즈에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본지는 2015년 7월7일
<그린손보 매각, 풀리지 않는 의혹들…관계도 정점에 대통령 일가>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다룬 바 있다.
취재 과정에서 자베즈는 "그린손보는 적법한 절차와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인수했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팀이 지난달 만난 김동진 노조위원장은 그린손보 매각 과정에서 정권 실세의 개입을 주장했다. 그는 "그린손보가 예보에 의해 매각 절차를 밟게 됐을 때를 즈음해 박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김주현 전 예보 사장, 추경호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났다"고 폭로했다. 또 "서 변호사는 '노조가 이영두 당시 그린손보 회장의 사퇴의향서를 받아달라'고 말했다"며 "김 전 사장과 추 전 부위원장은 '새마을금고에 인수되면 직원의 고용을 보장할 테니 매각을 반대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린손보 인수 이면에 박 전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특혜와 금융당국의 조력이 있었다는 업계의 주장과 일련의 정황들은 재차 설득력을 얻는다.
박 회장 처가의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사업도 계속해서 논란이 됐다. 권금성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설악케이블카는 박 회장의 장인인 한병기 전 의원이 설립했다. 2011년 기준 이 회사의 지분 87.2%는 한 전 의원의 두 아들이 보유했고, 2014년까지 한 전 의원 차남이 대표를 지냈다. 설악케이블카는 1970년 이후 40년 넘게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을 독점운영,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108억3300만원이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을 계산했더니 1082억9105만원에 달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71년 9월로,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1년 후다. 국립공원 지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케이블카의 도입은 환경 훼손 등의 반발과 함께 지금까지 특혜 시비를 낳고 있다.
현재 대유와 자베즈에 관한 의혹들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집중 추적 중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